월드컵 CEO 50여명 '국빈급'대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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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산업자원부가 월드컵 대회를 계기로 초청한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몇몇 국가의 상무장관들에게 국빈에 가까운 특급 대우를 하고 있다.

산자부는 지난달 30일 열린 '월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행사를 위해 초청한 이들 외국 경제계 인사 50여명 전원에게 특급호텔 스위트룸을 숙소로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산자부 내 담당부서인 미주(美洲)·구주(歐洲)과 직원들을 한 명씩 외국인사 담당관으로 배정, 이들이 묵는 호텔의 바로 옆방에 투숙하며 24시간 의전을 챙기도록 했다.

교통편은 국내 최상급 모델인 에쿠스 리무진을 비롯해 다이너스티급 이상의 승용차를 제공했다. 이동때마다 KOTRA 직원이 가이드를 맡고, 운전기사와 경호원까지 파견했다.

알리안츠 회장·다우코닝 회장 등에게는 에쿠스 리무진을 배차했으나, 일부 인사들은 BMW를 이용하겠다며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월드컵 개막식이 열리는 상암경기장의 스카이박스 54석을 예약, 완벽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에 앞서 이들의 입국 때 산자부 국·과장급 간부들이 인천공항 면세구역까지 가서 마중했고, 경찰 에스코트까지 붙였다. 산자부 관계자는 "각국 경제인들이 공항에서부터 시작된 의전에 상당히 흐뭇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런 극진한 손님접대에 들어간 비용도 만만찮아 외교통상부가 상당 부분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는 이에 대해 '정부 차원의 투자'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거나, 앞으로 한국 기업과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커 경제적 이익이 기대되는 잠재적 투자라는 얘기다.

산자부 관계자는 "선진국들도 외국의 경제인을 초청할 때는 헬기까지 동원하는 등 극진한 예우를 한다"며 "이번에 초청한 CEO들과는 계속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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