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 '항명 유니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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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축구선수로는 처음으로 민소매 유니폼을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던 카메룬 선수들이 1일 아일랜드전에서 또 다시 색다른 옷을 입고 나타났다.

'민소매에 검은 토시'.

민소매는 농구 선수들이 흔히 입는 유니폼으로 세계적 규모의 축구대회에서는 아직 어느 나라도 착용하지 않은 유니폼 스타일.

이날 카메룬 선수들은 소매없는 상의에 검은 토시(팔뚝에 끼는 소매)를 속에 덧대어 입어 민소매 유니폼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외견상으로는 토시와 팔뚝이 모두 검은 색이어서 민소매 효과를 톡톡히 냈다.

이들은 민소매 유니폼을 입을 수 있도록 국제축구연맹(FIFA)에 여러번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FIFA 로고를 부착할 공간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FIFA의 속사정은 파인 옷을 입고 나왔을 때의 민망함을 막아보자는 의도라는 게 중론이었다.

FIFA 규정상 민소매 착용을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다만 '상의는 셔츠를 입도록 한다'는 규정만 있다. FIFA는 이 조항을 확대 해석, 셔츠를 '소매 달린 옷'으로 규정함으로써 카메룬 선수들이 맨팔로 그라운드에 나오는 것을 막았다.

한편 프랑스오픈에 참가 중인 미국의 세계적 여자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20)는 "카메룬이 민소매 유니폼을 입은 뒤 나도 민소매 옷을 입게 됐다"며 민소매 유니폼 예찬론을 펴기도 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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