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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훌리건' 인터넷 활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본격적인 입시철을 맞아 '대학 훌리건'이 인터넷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대학 훌리건은 극성 축구팬인 '훌리건'처럼 자신의 대학에 대해 좋은 점만 내세우고 다른 대학을 깎아내리는 극성 네티즌을 말한다. 이들의 활동영역은 주로 인터넷 카페나 입시 관련 사이트. 하지만 입시철에는 각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을 이용하기도 한다.

일부 훌리건은 공신력 있는 기관의 대학평가나 각 대학의 취업률, 장학금 수혜내역 등을 공개해 수험생의 대학선택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대부분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퍼뜨리거나 심지어 자료를 조작하기도 한다.

실제 훌리건들이 올린 글에는 "A대 2004 (합격자) 점수발표, 여전히 조작했구나" "B그룹 대학별 사정 기준표" 등이 올라 있고 "자료를 믿을 수 없다" "역시 A대는 2류다" "B그룹 자료는 2년 전 것이다" 등의 반박이 덧글로 등록돼 있다.

또 타대학 훌리건들과 욕설과 비속어를 써가며 '댓글 전쟁'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실제 댓글 전쟁에서 훌리건들은 '연세대→욘세이, 고려대→구려대, 서강대→소강대' 등으로 표현하며 상대 대학을 깎아내리기도 한다.

원서접수를 앞둔 수험생이 대학정보 수집에 인터넷을 많이 이용하면서 대학 훌리건의 활동영역이 넓어졌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대학서열'이나 '대학이름' 등을 검색어로 입력하면 적지 않은 대학 훌리건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있다.

훌리건들이 모이는 사이트는 다음의 '훌리건 천국'이 대표적이다. 24일 현재 회원 9만4500여명에 게시글 78만2000여건으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훌리건 천국은 아예 '훌리건 대결장' '○○대 VS ○○대'로 훌리건들이 댓글 전쟁을 펼칠 코너를 따로 만들어 놨다. 또 "文(문과)서열싸움 여기서" "理(이과)서열싸움 여기서"라는 코너로 대학 서열 다툼을 조장하고 있었다.

연세대 백윤수 입학처장은 "일부 학생의 애교심이 왜곡 표출된 것"이라며 "정보판단 능력이 부족한 수험생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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