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비를 맞으며 종이 숲을 거닐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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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호 07면

'페이퍼스페이스'(2010), 습자지, 3mx3.5mx3.5m

그가 만든 공간은 낯설지만 한편으론 익숙하다. 6㎝ 정도로 길게 잘라낸 습자지를 모아 만든 종이 숲. 그 빽빽한 공간을 가로지르는 느낌은 소낙비를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침엽수림 속을 걷는 것 같기도 하다.서걱이는 소리와 뽀송한 종이의 느낌은 도시에 사는 현대인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한정희 개인전-머무름’, 7월 2~16일 서울 논현동 웅갤러리, 문의 02-546-2710

작가는 “복잡한 마음을 버리고 자신을 철저히 비워 보기를, 그리고 주위의 소리와 감촉을 온전히 느껴볼 것”을 권한다. 작가는 이화여대에서 도예와 섬유예술을 복수전공하고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을 거쳐 크랜브룩 예술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3월 브루클린 워터프런트 미술가연합(BWAC·Brooklyn Waterfront Artists Coalition)이 주최하는 공모전 ‘와이드 오픈’에서 최우수 설치작품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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