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公 민영화에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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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BP를 포함해 다국적 에너지 기업들은 한국의 에너지 공기업 민영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40여명의 글로벌 초일류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월드컵 개막식에 초청받은 게리 덕스(51·사진)BP그룹 부회장 겸 BP 중국 사장은 지난달 30일 본지 기자와 만나 가스 등 에너지 민영화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는 한국의 에너지 시장에 대해 "한마디로 매우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4천만명이 넘는 소비자들이 있는 큰 시장인 데다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안정된 산업구조를 갖춰 에너지 대량 수요처도 많고, 에너지 관련 시설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덕스 그룹 부회장은 "특히 LNG 사업의 민영화 등 가스공사의 재편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히고 "우리 회사는 러시아 지역에서의 가스 발굴사업은 물론 일본·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 내에서도 풍부한 에너지 사업 참여 노하우가 있어 한국의 에너지 공기업 민영화 프로젝트에 가장 적합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현재 BP와 엑손모빌·셸 등 다국적 석유 메이저들은 한국가스공사 민영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벨기에의 에너지 그룹인 트랙터벨과 미국계 미란트는 발전회사의 민영화에 적극적인 참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덕스 그룹 부회장은 또 민영화를 추진하는 에너지 공기업 소속 노조의 반발 문제나 민영화 이후 요금 인상 등을 둘러싼 정부의 규제 가능성에 대해 "한국 정부가 합리적으로 민영화 작업을 추진할 경우 큰 문제가 안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편 그는 제프리 존스 주한 미상의 회장 등과 함께 한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동아시아 허브'정책에 대해 '놀라운 전략'이라며 "보다 치밀한 전략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추진하면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는 "현재 다국적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은 특정 지역을 총괄하는 지역본부를 두는 개념보다는 필요한 시설과 사업장을 가장 적합한 곳에 분산시키는 전략으로 바뀌는 추세"라고 전제하면서도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 거점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고 중요한 외국투자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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