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③경상도 - 전통 향기 속 고즈넉한 잠자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8면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대낮의 수은주가 벌써 30도 가까이 오르내린다. 올 여름은 예년보다 무더울 것이라는 예보가 들려온다. 고향 입구를 지키던 느티나무의 시원한 나무 그늘, 시린 발을 자꾸 꺼냈다 담갔다 하던 계곡 물이 그립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여름 휴가 생각도 간절해진다. 본지 레저팀이 강원도·경기도에 이어 경상남·북도의 이색 숙소들을 살펴봤다.

◇안동 지례예술촌(//chirye.com·054-822-2590·안동시 임동면 박곡리)=원래 1663년에 세워졌던 고택(古宅)이다. 13대 종손인 시인 김원길(59)씨가 주인이다. 임하댐 수몰지 내에 있었으나 집이 물에 잠기기 전 현재 위치로 옮겨왔다.

주인 김씨가 1988년 민박을 시작하면서 '예술인들이 이곳에 쉬면서 한적하게 창작 활동을 할 수 있게 하자'는 뜻에서 '예술촌'으로 이름지었다. 구상·유안진 시인 등 많은 예술가들이 이곳에서 머물기도 했다.지례(知禮)는 수몰되기 전 동네의 이름이다.

제청(祭廳·제사 지내는 집)·사랑채·서당·객사 등 건물 10여채가 있어 유서 깊은 양반 가문의 생활 형태를 살펴볼 수 있다. 종갓집·제청·서당 등은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로 지정돼 있다. 김씨가 이 집에서 매년 열 차례 지내는 제사를 일반에 공개하기도 한다.

14개의 방을 객실로 개방하고 있다. 모두 온돌 바닥이며 전통 창호지 문을 쓰고 있다. 숙박료는 석식과 조식을 포함해 1인당 3만원.취사는 할 수 없다.

유명 관광명소인 하회마을·도산서원 등을 구경한 뒤 영덕 방향으로 34번 국도를 타고 가면 된다. '진보 16㎞'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해 수곡교를 건너서 간다.포장·비포장길을 따라 13㎞를 들어가는 한적한 곳에 있다. 집 안에서 임하호(湖)가 내려다보인다.

수곡교 건너 지례예술촌을 찾아가는 길에 있는 수애당(水涯堂·www.suaedang.com·054-822-6661·안동시 임동면 수곡리)도 민박을 하는 전통 한옥집이다. 방값은 4만~6만원. 취사를 할 수 있다. 한끼 5천원씩 내면 식사도 제공한다.

◇경주 '차 향기 가득한 집'(054-748-6754·경주시 동천동)=캐나다산 목재로 지은 고급 별장 형태의 집이다.

원래는 주거 용도로 지어졌다. 1층짜리 건물로 건평 34평에 방 2개, 거실, 테라스, 차방(茶房) 등을 갖췄다. '차 향기~'라는 집 이름은 주인 내외가 다도(茶道)를 즐기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객실용 방 2개 이외에 방 하나를 아예 차방으로 만든 것이 돋보인다.

커다란 유리를 써 온실처럼 꾸민 테라스에도 다기(茶器)를 비치했다.경부고속도로 경주 톨게이트에서 5분 거리로 찾아가기가 쉽고 주변에 인가도 드물어 주위가 한산하다. 분황사·첨성대·안압지 등 유명 관광지가 5~10분 거리다. 방 단위로는 빌려주지 않고 집 전체를 25만원(주말 기준)에 빌려준다.

◇경주 미호산방(054-771-0890·경주시 와동읍 모화리)=경주 시내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울산 방향으로 가다가 모화 불고기단지로 들어가 5분 정도 계곡을 따라가면 된다. 침대가 있는 통나무집이 두 채, 온돌이 깔린 귀틀집과 너와집이 한 채씩 있다. 꽃잔디·사철 채송화·백일홍·패랭이꽃 등으로 꾸민 정원이 아기자기하다. 방값은 8만~15만원. 불국사가 자동차로 15분 거리.

◇거제 수미르(www.yescall.com/sumiree·055-632-5745·거제시 남부면 저구리)=거제도 남단에 있는 집으로 남쪽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집 내부에서 등대가 아름다운 섬인 소매물도와 매물도·가왕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통나무집이며 3층 건물 중 1층은 카페, 2·3층은 민박 용도로 쓰인다. 2층에 방 4개와 화장실(2개)·거실·부엌이 갖춰져 있다. 3층의 다락방은 오붓한 분위기가 그만이다.

집 내부에 손때 묻은 골동품이 많아 고향집같은 정겨움이 느껴진다. 방값은 2인 1실 기준에 4만원이며 20명 이내가 집 전체를 25만원에 빌릴 수 있다. 명사·여차몽돌해수욕장이 자동차로 각각 3분, 10분 거리다.

경상남·북도=성시윤 기자

◇ 6월 12일자에 전라도의 이색 숙소를 소개합니다. e-메일이나 팩스(02-751-5626)를 통해 독자 여러분의 추천을 받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