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국회 끝나자 ‘전대 전쟁’ ‘2군 리그’지만 경쟁률 최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국회가 끝나면서 7·14 전당대회(전대)를 앞둔 한나라당의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 등 거물급들이 전대에 출마하지 않아 ‘2군 리그’라는 말도 나오지만 경쟁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1명의 대표와 4명의 최고위원을 뽑는 이번 전대에 출사표를 던진 인사는 1일까지 13명이다.

친이계에선 안상수·홍준표 의원의 기세 싸움이 치열하다. 지난달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안 의원의 출판기념회엔 당 소속 의원 120여 명이 참석해 의원총회를 방불케 했다. 안 의원은 강성 이미지를 의식한 듯 요즘 “친이-친박의 화합이 선결돼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다닌다. 이에 질세라 홍 의원도 닷새 뒤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의원 118명을 초청해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두 의원 모두 원내대표 출신이기 때문에 원내부대표로 데리고 일했던 초·재선 의원들을 주요 지지 그룹으로 확보하고 있다.

‘세대교체’의 깃발을 내걸고 도전장을 내민 친이계 소장파 정두언 의원도 복병으로 꼽힌다. 4선이면서 원조 소장파로 불리는 남경필 의원도 일반인 여론조사 결과의 우세를 내세워 대의원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친이계에선 나경원 의원의 출마를 재촉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권 핵심 인사와 일부 의원들이 “적극 도울 테니 출마하라”고 집요하게 권유한다고 한다.

친박계의 경우 내부 교통 정리가 관건이다. 영남권에서 서병수·주성영 의원, 수도권에서 이성헌·한선교·이혜훈 의원 등 5명이나 출마했다. 친이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친박계의 세력 분포상 이들이 모두 완주하면 표가 쪼개져 당선자가 나오기 힘들다. 친박계 중진들이 중재하려 하지만 후보들은 모두 ‘박심(朴心·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이 자기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버티고 있다. 친박계 최다선 홍사덕 의원은 “4일 등록 때까지 결국 수도권 1명, 영남권 1명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혜훈 의원은 여성 몫 최고위원을 겨냥할 수 있어 단일화 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친박계 단일화 과정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지방선거 참패 후 당 쇄신그룹을 대표하는 김성식 의원이 얼마나 선전할지도 관심사다.

김정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