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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무척 똑똑해졌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1면

기압계·고도계·체온계·메모장·원적외선 기능….

시계는 시간만 맞으면 된다는 건 옛말이다. 이제는 패션 웨어로 손색이 없으면서도 기능·기술과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는 시계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알바(ALBA)의 'SPOON WEB'은 e-메일·인터넷 주소 등 60자 이내의 메모를 1백개까지 입력할 수 있다. 일정을 입력하면 지정한 날짜에 화면에 뜬다. 1백분의 1초 단위로 10시간까지 계측할 수 있는 스톱워치 기능도 있다. 기능성 시계라고 해서 디자인을 포기하는 것도 아니다. 우레탄과 스테인레스 스틸이 섞인 3단 접이식 밴드와 직사각형의 튀는 디자인이 캐주얼이나 힙합을 좋아하는 젊은층의 눈길을 붙잡고있다.

티쏘(Tissot)의 'T-TOUCH'는 8시간 동안 시계가 있었던 장소의 대기압 자료를 분석해 기상변화를 예측한다. 고도 측정기, 크로노그라프(시·분·초침이 따로 있는 기능)는 물론 나침반 기능도 갖고 있다. 영하 10℃~영상 60℃까지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 복잡한 기능을 갖고 있지만 시계 표면을 손가락으로 건드리면 해당 자료에 맞게 바늘이 자동으로 움직여 손쉽게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오메가(Omega)가 최근 내 놓은 '스피드 마스터 브로드 애로우'는 극한 상황에서의 각종 실험을 통과한 뒤 1969년 나사(NASA)의 달 착륙작전에 사용된 시계 '문워치(Moonwatch)'를 다시 만든 것이다. 기능·기술에서 인정받은 고전적 제품이다. 원형 그레이닝, 반사·긁힘 방지 처리된 사파이어 크리스탈 등을 채택했다.

오메가의 '컨스텔레이션 퍼페츄얼 카렌다'는 날짜를 한번만 맞춰 놓으면 2100년까지는 다시 손 볼 필요가 없다. 윤달을 포함해 30일, 31일이 있는 달을 모두 알아서 계산하기 때문이다.

세이코(SEIKO)의 '스포츄라 키네틱 오토 릴레이'는 자가발전 장치가 내장돼 있어 평생 전지를 교환할 필요가 없다. 움직임이 없으면 시계는 전기 소모를 아끼기 위해 스스로 바늘을 멈춘다. 내장된 회로가 최장4년까지 시간을 기억해 사람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 시계 바늘이 스스로 시간을 맞춘다.

또 세이코의 '듀얼타임 퍼페추얼 카렌다'는 24시간 시침을 하나 추가해 2개국 시각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연간 시간 오차는 ±20초. 10년간 쓸 수 있는 초절전형 배터리를 장착했다.

피아제(Piaget)가 내 놓은 메탈 시계 '업 스트림'은 시계줄에 시계 고정용 버클이 달려 있다는 고정관념을 깼다.시계 케이스가 버클 기능을 갖고 있다.

에르메스(Hermes)가 최근 내놓은 '노마드'는 자동 쿼츠 무브먼트 기능을 도입했다. 손목의 움직임이 없어도 45~1백일까지 시계가 멈추지 않는다. 물속 50미터까지 방수 기능에 나침반 기능도 있다.

반영구적인 원적외선 세라믹 코팅 처리를 한 로만손(ROMANSON)의 '원적외선 시계'는 혈액의 흐름을 원활히 하는 것으로 알려져 건강을 생각하는 30대 이상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로만손은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방식의 시계에 인터넷 타임(시차와 관계 없이 세계에서 동일하게 사용되는 시간 개념)을 적용하기도 했다.

라도(Rado)의 '신트라 크로노'는 10분의 1초까지 정확히 잡아낸다.스포츠 시계이면서도 크로노그라프를 탑재했다. 세이코의 정기홍 마케팅부장은 "한국의 시계 매니아들은 평범한 제품을 원하지 않는다"며 "디자인에 기술·기능이 결합된 제품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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