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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국립공원 생태관광 프로그램

중앙일보

입력


자연은 살아있는 교과서다. 논과 밭에서 자라는 먹을거리를 돌보고 바다와 하늘의 움직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연 공부는 물론 문학적 감수성도 키울 수 있다. 여름방학을 맞아 전국 국립공원에서 자연과 하나돼 놀 수 있는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은 물론 산과 바다를 체험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소개한다.

지역 특색에 맞춤 교육 프로그램

 생태관광이란 한 지역의 전통문화와 자연에 대해 교육과 해설이 포함된 관찰·체험 프로그램을 말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천천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생태관광의 가장 큰 목적이다. 산을 오를 때도 정상을 정복하기 위해 남보다 빨리 오르기 경쟁을 벌이지 않는다. 낮은 지대에서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볼거리를 찾아다니며 많이 걷고 대화를 나눈다.

 전국 각지의 국립공원에서는 지역 특색에 맞게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당일 또는 1박2일 프로그램이 대다수다. 비용도 1만원 내외다. 부담이 적어 주말마다 다른 장소로 다양한 생태관광을 떠나는 가족단위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월악산 국립공원은 참살이 문화체험을 제공한다.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태자였던 ‘마의태자의 흔적을 찾아서’가 주제다. 역사 전문 교사와 함께 월악산 근처에 위치한 미륵리사지와 중원 문화를 탐방한다. 월악산 근처 농가에서 양파 수확 체험과 수확한 양파로 장아찌를 만들어보기도 한다. 역사와 지역 문화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셈이다.

 치악산 국립공원은 천년고찰인 구룡사에서 사찰문화를 체험하는 게 주다. 사찰 음식을 맛보고 108 염주도 만들어보며 평소 경험해보기 힘든 사찰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치악산 국립공원에 자리한 금강소나무 명품길을 산책하며 교사에게 자연 이야기를 들은 뒤 친환경 마을에 들러 농촌체험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참가자 97%가 보존활동에 관심

 지난해 가족과 함께 5차례나 국립공원 생태관광에 참여했던 박중호(43·서울 행당동)씨는 “아이들이 자연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조상들이 들풀이나 풀벌레 하나도 함부로 죽이지 않기 위해 짚신을 신고 다녔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는 아이들의 행동이 차분하고 조심스러워지는 게 보였다”고 설명했다.

 생태관광을 인도하는 교사들이 각 지역에 숨어 있는 옛날 이야기나 역사적인 일화를 들려주면 우리 국토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도 생긴다. 박씨는 “오고가다 그냥 지나치는 풍경으로만 생각했던 우리 국토을 재발견하게 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의 박선규과장은 “참여자의 97%가 자연보존 활동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답할 정도로 생태관광이 자연에 대한 시각을 바꿔준다”며 “국민 모두가 주인인 국립공원에서 후손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자연 자원을 누리고 가꾸는 법을 배울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 1.변산반도 국립공원 생태관광에 참여한 가족이 염전 체험을 하며 소금을 긁어모으고 있다. 2.태안해안국립공원에서 사구식물을 관찰하고 있는 모습.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사진제공="국립공원관리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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