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월드컵> 頂上등 200여명 '외교 월드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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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월드컵을 전후해 각국의 정상·각료, 왕족, 체육계 고위인사, 일류기업 최고경영자 2백여명이 방한하므로 세계를 상대로 한 우리의 우호·협력, 세일즈 외교도 기대된다.

정상(국가원수나 행정수반)의 경우 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 총리,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폴란드 대통령 등 13개국 14명이 한국을 찾는다.

지난 20일 21세기 들어 처음 독립한 나라인 동티모르의 사나나 구스마오 초대 대통령의 방한도 확정됐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들 정상과 개별 회담을 열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 월드컵 개최국이자 우승국인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다음달의 총선 일정 때문에 방한 여부가 유동적이다.

다만 그는 축구광으로 알려져 있어 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당초 방문이 확정됐던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최근 총선에서 패하는 바람에 자리에서 물러나 개인 자격으로 오게 된다. 각료로는 포르투갈·몽골 외무장관 등 25명이 방한할 예정.

외교부 관계자는 "각국 정상·장관과의 회담 등을 통해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2010년 세계박람회의 여수 유치 노력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족으로는 열렬한 축구팬인 앤드루 영국 왕자, 다카마도노미야(高円宮) 일본 축구협회 명예총재가 온다.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4촌인 다카마도노미야는 일본 왕족으로는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하게 된다.

거물급 경영자로는 BMW 헬무트 판케 회장 등 50명이 산업자원부 초청으로 방한해 대한 투자를 모색한다.

정부는 문화 외교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우리 전통 문화를 발산하고 국가 이미지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더할나위 없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본선 진출국에 월드컵 홍보공연단과 문화사절단을 보냈고, 기 소르망을 비롯한 유명 학자를 초청해 '월드컵 관련 세계 지성인 라운드 테이블'도 열 예정이다.

오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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