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진로따라 풍파일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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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SK텔레콤이 KT의 대주주가 된 이후의 통신시장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업계는 일단 현 시장구도에 당분간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SK텔레콤의 KT지분 인수에 대한 여론이 따가운 데다,SK텔레콤이 사외이사 추천권을 갖지 못하게 돼 있어 별다른 영향력을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 약화를 점치기도 한다. SK의 지분확보에 자극받아 LG가 데이콤을 통한 파워콤 인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LG텔레콤 등과 연계해 통신시장 3강구도 형성에 주력할 것이며,1조6천억원의 막대한 자금이 지분투자에 묶이면서 SK텔레콤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민영화된 KT가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며 SK텔레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 양강 구도를 형성해 나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장기적으로 SK의 통신시장 독점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동원증권 양종인 연구원은 "당분간은 큰 변화가 없겠지만 SK텔레콤이 앞으로 어떤 횡보를 보이느냐가 문제"라며 "SK텔레콤이 정관을 개정해 KT가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 지분에 대한 경영권 참여를 허용하고 그 역관계의 허용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SK가 앞으로 KT지분을 계속 늘려가면서 경영권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에 대해 신영철 SK텔레콤 상무는 "경영권 확보 의사도 없고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부 민원기 통신업무과장도 "KT가 SK텔레콤 지분 10% 정도를 가지고 있지만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듯 SK가 KT경영에 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통신사업을 독점하는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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