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한달째 하락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한달째 떨어지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2일 1천3백32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급락세로 돌아서 13일엔 1천2백77.4원까지 내려갔다. 한달 만에 4.1% 떨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환율 급락이 원화에 대한 평가가 높아졌다기보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진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 경기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다시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엔·유로 등 주요국 환율도 동반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미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엔론사의 분식회계 사태를 계기로 감소하면서 '강한 달러'에 대한 불신이 싹튼 것도 달러 약세의 한 요인"이라며 "미국 경기가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불식될 때까지는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곧 국가 신용등급 평가를 앞두고 있는 일본이 등급을 하향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일각에선 달러 약세가 주춤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의 유승선 박사는 "환율 하락은 당초 예상했던 일이고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어서 수출 경쟁력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최근 하락세가 너무 빨라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크게 나빠진 게 문제"라고 말했다.

차진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