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상품 부담 확 줄였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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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2면

가정해 보자.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종근(41)씨는 그랜저를 갖는 것이 소원이다.그러나 목돈이 없다. 그랜저는 2천9백90만원이다. 그는 1년 후 그랜저를 갖기로 하고 크레비즈웍스가 알선하는 브랜드적금에 든다. 이 상품은 월 2백만원씩 1년을 부으면 1년 후 그랜저를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1년 후 적금을 타면 원금 2천4백만원에 이자가 붙는다. 이 돈으로 어떻게 3천만원에 가까운 그랜저를 살 수 있을까.

먼저, 은행은 다양한 상품의 e브랜드적금을 물품금리를 제공하려는 제조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한다. 제조업체는 해당 브랜드적금을 가입한 충성스런 고객에게 높은 물품금리를 제공하게 된다. 계획생산에 따른 재고비용감소, 고객의 안정적 확보와 자금 회전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다양한 e브랜드적금을 자유롭게 양수, 양도할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이른바 새로운 시장인 브스닥 즉, 브랜드 스톡 마켓이다.

그래서 만약 박씨가 도중에 마음이 바뀌어 자동차를 사지 않기로 한다면, 또는 적금을 해지하고 싶다면 브스닥에 관련 정보를 올리고 구매자를 찾아 그 브랜드 스톡을 팔면 된다. 만약 그랜저를 빨리 구매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박씨의 브랜드 스톡 가치는 상승세를 탈 것이다.

바야흐로 브랜드 스톡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유지하는 골간이 되는 것이 앞서 말한 브랜드 적금이다.

브랜드 적금은 단기적금의 성격을 띤다. 금융과 유통이 결합된 서비스 상품으로 크레비즈의 한 부류라 할 수 있다. 이 적금은 장점이 있다. 소비자는 우선 주문형 계획소비를 할 수 있어 좋다. 선호하는 브랜드를 향후 시세 변동에 영향받지 않고 선 주문으로 살 수 있다. 한꺼번에 목돈이 들지도 않는다. 사고 싶은 마음이 바뀌면 중도에 브랜드 스톡에 올려 팔면 된다.

또 은행은 수수료를 제외한 적금 불입액을 매달 생산 기업에 대출로 발생시키고 제품이 적금만기에 가입자에 전달될 수 있도록 그 채권을 관리해 득이다. 제품 메이커는 돈을 먼저 받고 물건은 나중에 넘겨줘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판매고를 예측할 수 있으며 재고부담을 줄이고 자금 회전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브랜드 적금의 가입과 거래는 은행 창구와 제조업체, 인터넷 웹사이트 상에서 동시에 이뤄지게 된다. 브스닥이나 브랜드 적금은 자동차뿐만아니라 의류 명품 등 고가 브랜드부터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예식장. 부페 식당 등에도 그 적용범위가 넓다. 향후 운영될 브스닥은 조흥은행과 크레비즈웍스가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크레비즈웍스 김대중이사는 "브스닥은 코스닥 등처럼 수익률 현황과 챠트도 운영된다. 거래의 투명성이 확보된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은 이를 통해 새로운 상품 트렌드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스템 구축작업 마무리를 서둘러 연말께 브스닥을 개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브랜드적금은 새 판매·소비문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측은 내세운다. 업종·업태간 영역을 파괴해 새로운 유통질서를 이룰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문의 02-565-9922

조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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