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늘 대만 경제를 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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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대만을 단일시장으로 통합하는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이 타결돼 이른바 ‘차이완(CHIWAN: 차이나와 타이완의 합성어) 시대’가 활짝 열리게 됐다.

대만산 539개 품목과 중국의 267개 품목에 대해 양측이 상호 무관세(단계적 관세 포함) 혜택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 ECFA는 29일 중국 충칭(重慶)에서 최종 서명된다. 일명 ‘양안 FTA’로 불리는 ECFA가 마무리됨으로써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5조3000억 달러에 달하는 거대시장이 출현하게 됐다.

천윈린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장(왼쪽 둘째)과 장빙쿤 대만 해협교류기금회 이사장(왼쪽 셋째)이 28일 충칭 소피텔호텔에서 악수하고 있다. [충칭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의회에 해당) 비준을 거쳐 ECFA가 발효되면 일단 539개 대만산 품목 중 108개에 대해서는 즉각 무관세로 하고, 나머지 431개 품목은 2년간에 걸쳐 점차 관세를 낮추게 된다. 대만은 중국산 267개 품목에 대해 의회 비준이 끝나는 대로 관세를 철폐토록 돼 있다. 서비스 분야의 경우 중국은 대만에 은행·증권·보험·병원 등 11개 업종을 우선 개방하기로 한 반면, 대만은 중국에 은행·스크린쿼터·위탁판매 등 9개 업종만을 우선 개방키로 했다. 이번 ECFA 타결은 경제적 통합 외에도 양측 간 인적 교류의 활성화 등을 이뤄냄으로써 중국·대만 간 정치통합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중국과 대만의 협상 대표단은 공식 서명을 하루 앞둔 28일 오후 충칭에 속속 도착해 마무리 실무 협상을 진행했다.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 천윈린(陳雲林) 회장은 이날 회담 장소인 소피텔호텔에서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장빙쿤(江丙坤) 이사장을 비롯한 대만 대표단을 만나 향후 일정 등을 논의했다. 2008년 이후 양안 FTA의 공식 협상 채널 역할을 해온 해협회와 해기회 수장들은 “양안이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지혜를 발휘해 문제를 풀자”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번 협상이 효력을 발휘하기까지는 적잖은 난관을 넘어야 한다. 양측 의회의 비준을 거쳐야 하는데 대만 야당 측은 중국에 흡수 통합될 것을 우려, 반대하고 있다.

충칭=장세정, 타이베이=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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