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실패, 아쉬운 김흥국의 삭발 모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6일 밤 11시 45분 한국과 우루과이와의 16강 전 전반전이 끝난 직후 서울 영동대로 길거리에서 낯익은 얼굴을 만났다. 김흥국이었다. 16강 진출에 대한 약속으로 30년 넘게 기른 콧수염을 말끔하게 면도한 그는 축구 팬들과 함께 오뎅을 먹고 있었다.

"2대1로 역전할겁니다."

경기 결과를 어떻게 예측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연신 사람좋은 웃음을 흘리며 승리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후반에 한 두 명의 선수를 교체해서 몰아부친다면 8강에 갈 수 있어요"

기자가 물었다. "8강 가면 정말 삭발할겁니까?"

“16강전에 올라가서 약속대로 콧수염을 밀었지 않습니까? 30년 넘게 기른 콧수염이지만 기분 좋게 잘 밀었습니다. 8강전에 올라가면 이번에는 삭발을 할겁니다. 우리팀이 꼭 2:1로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지더라도 꿈을 이룬 태극전사들을 따뜻하게 환영해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이 우루과이에 1-2로 석패 하면서 김흥국의 삭발 모습은 아쉽게도 볼 수 없게 됐다.

김정록 손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