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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집에서 테마파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9면

"와~ 꽃이다!"

지난달 27일 아홉번째 생일을 맞은 소은이는 생일 잔치에 초대한 친구들과 함께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탄성을 쏟아냈다.

거실 한쪽 벽은 종이로 된 해바라기·팬지·튤립·다알리아 장식으로 가득했다. 튤립이 그려진 테이블 보가 깔린 탁자 위엔 생화로 장식된 생일 케이크가 놓여 있었다. 냅킨과 종이컵에 꽃이 그려져 있는 것은 물론 케이크 위의 양초도 꽃 모양이었다. 방문 앞에 늘어뜨려진 알록달록한 꽃무니 장식도 아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소은이네 집이 '꽃밭'으로 바뀐 건 엄마 이은주(36·서울 개포동)씨가 '꽃'을 주제로 딸의 생일 파티를 꾸몄기 때문. 비닐로 된 꽃목걸이까지 목에 건 소은이와 친구들은 파티 내내 즐거워했다.

어머니 이씨는 "패스트 푸드점에서 했던 지난해 생일 잔치보다 5만~6만원 정도 더 들었을 뿐"이라며 "분위기도 새롭고 아이들도 재미있어 해 좋았다"고 말했다.

집에서 치르는 각종 모임도 주제가 있는 '테마 파티'로 꾸며 보면 어떨까. 테마 파티 하면 호텔·레스토랑 등에서 열리는 '가면 파티'나 '마술 파티'처럼 화려한 복장이나 거창한 상차림이 필요한 파티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은이네처럼 '꽃'과 같은 단순한 주제를 잡아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5월은 가정의 달인 만큼 테마 파티를 궁리해봄직하다.

어린이들이 주인공인 파티라면 동물 혹은 해리포터 등 캐릭터를 주제로 할 수 있다. 어른들의 파티라면 닭고기·송이버섯·딸기처럼 한가지 음식을 주제로 상을 차리거나 그린·핑크 같은 색상을 정해 꾸밀 수 있다.

파티 플래너들은 "테이블 보나 장식 등을 조금만 신경쓰면 집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근사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인터넷 파티용품 사이트들에서도 일회용 접시에서 각종 장식품까지 주제에 따른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제품당 2천~3천원에서 1만~2만원대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이번 주말 시댁 식구 20여명을 초대해 가족 모임을 가질 예정인 김미정(38·서울 상계동)씨는 '녹색'을 주제로 한 파티를 계획하고 있다.

"오랜만에 가족이 모이는 만큼 음식뿐 아니라 분위기에도 신경을 쓰고 싶다"는 게 김씨가 '녹색 파티'를 준비하게 된 이유다. 김씨는 거실 벽에 녹색 식물로 꾸며진 장식을 달고, 테이블은 '애플 그린'색의 천으로 덮을 예정이다. 아이보리 색 천을 탁자 가운데 늘어뜨리고 센터피스(식탁 가운데 장식)로는 보리수 꽃 한다발을 놓기로 했다. 메뉴도 색깔에 맞게 쌈밥·오이 샐러드 등 녹색 채소가 많이 들어가는 음식들로 짜놓았다.

꽃 장식은 고속버스터미널 꽃 상가에서, 테이블 보와 장식용 천은 동대문 시장에서 구입했다.

김씨의 경우엔 음식부터 테이블 세팅까지 직접 할 예정이지만, 비용이 들더라도 전문가의 손을 빌려 모임이나 행사를 준비할 수도 있다. 예전에는 음식에만 신경을 써 출장 요리사를 부르거나 음식 양을 푸짐하게 가져오는 업체를 선호했지만, 요즘엔 분위기도 근사하게 연출해 주는 것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필앤라이프'(www.feelnlife.com, 02-548-8054) '만찬'(02-706-3434) '요리플러스'(02-566-1408) '슈슈'(02-6241-4887) '크림티'(02-739-5260) 등 비교적 최근에 문을 연 출장요리 업체들이 장식품 등을 빌려주고 테이블 세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아예 음식은 하지 않고 파티 기획과 꽃이나 장비만을 대여해주는 전문업체('라페트', 02-3446-7742)도 생겼다. 업체를 이용할 경우 메뉴와 서비스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달라지지만 1인당 2만5천~5만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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