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2명 이번엔 북한서 맞아 죽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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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국인 대북 무역업자 2명이 북한 땅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돼 조사받던 중 구타를 당해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정부도 즉시 부인하지 않아 사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4일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에 사는 중국인 대북 무역업자 2명이 20일 압록강을 건너 북한 자강도 만포시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이들은 북한 당국의 조사를 받던 중 심한 구타를 당해 숨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구타 사망 사건이 발행하자 중국 당국은 북한 측에 시신 인도를 요구했으나 북한 측이 이를 거절하면서 양측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중국 측은 북한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중국인 무역업자들에게 간첩 혐의를 씌우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사건에 대한 확인을 요구받고 “그 소식에 유의해 진상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례에 비춰 볼 때 외교부 대변인이 즉각 부인하지 않음에 따라 유사한 사건의 존재를 당국이 간접 시인한 것으로 베이징 외교가는 풀이하고 있다.

천안함 사건 발생 이후 북·중 국경 지역에 대한 경비가 대폭 강화된 가운데 중국인이 북한 측에 의해 숨진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4일에는 양국 접경 지역인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의 주민 4명이 밤에 국경을 넘어 북한 신의주 인근 압록강변에서 밀무역을 하다 북한 국경 수비대의 총에 맞아 3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당시 중국 정부가 북한 측에 공식 항의하자 북한 측은 “남한 간첩으로 오인해 발생한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해명했다. 북측은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며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배상했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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