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걸씨에 돈 준 證자료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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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42)씨가 지난 16일 검찰에 출두하기 전 일부 측근에게 대통령 3남 김홍걸씨에게 준 돈의 내역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가지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이를 공개할 의사가 있다는 말을 한 것으로 25일 밝혀졌다.

崔씨의 핵심 측근은 25일 본지 기자와 만나 "崔씨가 사건이 불거지면서 주변 인사에게 '김박(김홍걸씨 지칭)에게 돈이 넘어갔는데 검찰이 그건 지금 조사를 안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김박에게 돈을 줬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꼼짝 못할 자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관계기사 3면>

이 측근은 또 "崔씨가 녹취록이나 테이프 등 중요한 자료를 분산시켜 놓았다고 하면서 검찰 조사과정에서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경우 이를 공개하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崔씨의 이같은 주장이 사실일 경우 김홍걸씨에게 제기돼온 돈 수수 의혹이 보다 구체화할 것으로 보여 검찰 수사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최규선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車東旻)는 崔씨 사무실에서 압수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삭제된 파일 중 일부를 원상 복구, 자금 입·출금 내역 및 날짜 등이 정리된 경리일지와 崔씨의 개인일정 등의 자료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김홍걸씨에게 崔씨 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金씨의 동서 황인돈(36·C토건 대표)씨에 대해 이른 시일 내 검찰에 출두하라고 25일 통보했다. 黃씨측은 29일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검찰에 밝혔다.

검찰은 또 崔씨와 함께 스포츠토토 사업자 선정에 개입하고 돈을 받은 의혹 등이 제기된 김희완(金熙完)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강제구인키로 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김홍걸씨를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崔씨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모(33·여)씨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70여개의 금융계좌에 대해서도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특히 씨가 崔씨의 비자금을 관리했거나 정·관계 인사들과의 대화가 담긴 테이프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김원배·정용환·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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