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내각 총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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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레메스 레니코브 경제장관을 비롯한 각료 전원이 23일 에두아르도 두알데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아르헨티나가 또다시 위기로 치닫고 있다.

4개월 전 파탄지경에 이른 아르헨티나 경제를 재건할 경제장관으로 기용된 레니코브는 이날 재정붕괴를 막기 위해 은행예금을 공채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국회가 거부하자 이에 책임을 지고 곧바로 사표를 제출했다.

레니코브 장관은 또 전례없는 재정위기와 46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경제불황 속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신규 구제금융을 받는 데도 실패했다. 나머지 각료들도 이날 밤 열린 긴급회의에서 내각 총사퇴를 결의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페소화를 달러로 환전하려는 사람들이 은행에 대거 몰려들자 22일 모든 은행업무를 무기한 중단시켰다.

이에 정부가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확산되자 레니코브 장관은 정기예금의 60%를 국채로 전환하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은 "지나치게 은행구제에 치우쳐 있다"는 이유로 법안에 반대의사를 나타내며 심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알데 정부의 핵심인물인 레니코브와 전내각이 사퇴하자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현 정부의 경제위기 극복 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연일 항의시위에 나서고 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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