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 팀워크" 폴란드 언론 화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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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홈에서 일본과 루마니아에 잇따라 진 후 폴란드 대표팀에 대한 언론의 논조가 1백80도 바뀌었다.

최근 폴란드 언론들은 '폴란드 대표선수들이 훈련보다는 개인 사업에 지나치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평가전을 위해 미리 귀국한 선수들이 훈련장이 아닌 광고 촬영장으로 달려가기 바쁘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돈벌이에 메달리는 배경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축구 종목에만 프로팀이 있지만 후원이 적고,선수들에 대한 대우도 형편없기 때문에 폴란드 선수들이 어떻게 해서든 외국에 나가 2,3부 리그를 전전하다 관심 밖으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현재 대표팀 선수 4~5명도 아직 소속팀과 이적 문제를 마무리짓지 못해 몇달째 전전긍긍하고 있는 형편이다.

루마니아전이 끝난 지 일주일이 돼가지만 예지 엥겔 감독이 경기 전 언급했던 '새로운 작전과 선수단 구성'에 대한 구상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어깨를 다친 야첵 봉크와 머리를 다친 카밀 코소프스키는 부상 정도가 심해 월드컵 본선 진출조차 불투명해졌다.

한 방송사 기자는 "엥겔 감독의 머리와 선수들의 열정, 그리고 가장 중요한 행운이 필요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16년 만의 월드컵 본선 경기를 코앞에 두고 축구계 전반에 걸친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물론 느긋한 축구팬들도 있다. 폴란드-루마니아전이 열린 경기장에서 만난 한 축구팬은 "6월이 되면 대표팀과 선수들 모두 이전의 상태를 회복할 것이다. 우리는 에스토니아와의 평가전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 축구팬은 대표팀이 한때 국내 프로팀에도 패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바르샤바(폴란드)=이정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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