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권 신당說 꿈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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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중부권 신당설이 꿈틀댄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사퇴한 이인제(仁濟)전 고문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총재가 손잡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민주당 충청권 의원 일부와 자민련 의원들은 적극적이다. "신당을 만들면 金총재가 2선으로 후퇴하고 전고문이 총재가 돼 대선을 치를 것"이라는 구체적인 방법론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전고문과 金총재는 다음달 3일 골프 회동이 예정돼 있다.

◇지역 넘어선 보수정당 모색=JP는 22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중부권 중심, 또는 보수 중심의 신당에 적극 나설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어떤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JP는 "툭하면 지역을 갖고 얘기하는데 보혁 구도로 분명히 나갈 때는 전국적 규모일테니까 장래를 위해서도 (신당이)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중부권·충청권이란 지역 중심이라기보다 보수라는 정체성을 중심으로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

전고문측 관계자도 "중부권 신당으로는 충청도만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건전한 개혁보수라는 이념적 정체성을 분명히 할 경우 박근혜(朴槿惠)의원이나 정몽준(鄭夢準)의원 등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민련 고위 관계자는 기대했다.

◇논의 어디까지 왔나=지난 18일 자민련 김학원(金學元)총무가 전고문의 서울 자곡동 자택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金총재의 구상을 전하고, 골프회동도 약속했다.

이에 앞서 전고문의 핵심측근은 자민련 김종호(金宗鎬)부총재와 접촉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주에는 민주당의 경기·충청·강원 지역 의원들 일부가 회동할 예정이다.

민주당 송석찬(宋錫贊·대전유성)의원은 "자민련과의 합당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신당 창당 등)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의 중진인 안동선(安東善·부천원미갑)의원도 "중부권 신당이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노무현(武鉉)후보의 이념성향에 불만을 가진 의원들이 흔들린다"고 전고문과 가까운 한 의원은 전했다.

◇실현 가능성=당장은 별로 크지 않아 보인다. 전고문은 22일 "신당 창당은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용학(田溶鶴)의원이 전했다. 자민련 金총재도 "좀 더 충분히 논의해야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고문이 신당을 만들 때 따라갈 의원이 몇 명이나 될지 불확실하다. 현재로선 명분도 약하다. 따라서 "후보가 추진하는 정계개편과 지방선거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고문측 관계자는 말했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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