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장사 씨름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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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천하장사 황규연(27·신창건설)이 넉달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특유의 기술씨름도 오랜 만에 빛을 발했다.

황규연은 21일 원광대 체육관에서 벌어진 익산장사씨름대회 결승에서 팀동료 윤경호(29)를 3-1로 물리치고 꽃가마를 탔다. 지난해 12월 천하장사에 오른 이후 첫 우승이며 지역장사 타이틀은 지난해 6월 광양장사대회 이후 통산 두번째다.

황선수는 준결승에서 신봉민(현대)을,8강전에서는 정민혁(상비군)을 각각 2-0으로 일축했다. 황규연의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경기운영이 돋보였다. 중요한 고비가 됐던 준결승에서 힘을 앞세운 신봉민을 오히려 들기기술로 기선을 제압한 후 안다리와 밭다리로 가볍게 승부를 결정지었다.

결승전에서도 잡기술에 능한 윤경호의 오금당기기에 걸려 한판을 내줬으나 잡채기·안다리·되치기·들배지기 등 다양한 기술을 차례로 사용하며 쉽게 승리를 이끌어냈다. 지난달 용인장사대회 2관왕 이태현(27·현대)은 신예 황규철(25·신창건설)에게 16강전에서 패했고, 골리앗 김영현(LG)은 8강전에서 신봉민에게 패한 후 순위 결정전에서도 한수 아래인 박성기(상비군)에게 맥없이 졌다.

신봉민은 김영현·황규연과의 경기를 거치며 고질병인 목부상이 도져 순위 결정전을 포기하는 등 이번 대회에서는 강호들이 줄줄이 탈락했다.

이태현을 이긴 황규철은 8강전에서도 '들소' 김경수(31·LG)를 눌러 씨름판 세대교체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엄삼탁 총재와의 불화로 대회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였던 신창건설은 1위부터 3위까지를 휩쓰는 실력을 과시했다.

한편 전날 한라급에서는 모제욱(28·LG)이 결승에서 라이벌 김용대(27·현대)를 맞아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의 대역전극을 펼치며 1년11개월 만에 생애 통산 여덟번째의 장사타이틀을 차지했다.

익산=왕희수 기자

▶1품=윤경호(신창건설)▶2품=황규철(신창건설)▶3품=신봉민(현대)▶4품=박성기(상비군)▶5품=김영현(LG)▶6품=정민혁(상비군)▶7품=김경수(LG)

익산 장사에 등극한 황규연이 손을 번쩍 들고 환호하고 있다.

[익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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