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장사 '실속 만점' 매출은 7%,이익은 117%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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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경기 호전에 힘입어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특히 LG전자는 내수·수출 호조에 힘입어 분기 단위로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렸으며, 19일 실적을 내놓는 삼성전자의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그동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주요 인터넷·닷컴기업들도 역대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동원증권이 거래소 상장업체 76개와 코스닥 등록업체 24개 등 주요 1백개 기업의 1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전체 추정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백17% 늘어난 7조5천3백8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1조4천1백2억원)에 비해 무려 4백34% 증가한 것이다.

<그래프 참조>

이번 조사대상 업체는 거래소·코스닥시장의 전체 시가총액 중 76%를 차지하는 주요 기업들이다.

<관계 기사 39면>

실적이 이처럼 대폭 호전된 것은 무엇보다 반도체 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4분기 1조3백15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올 1분기엔 1조7천6백56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반도체 부문을 제외해도 이들의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백4%, 4분기에 비해서는 2백36% 증가했다.

이는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회복▶판매 단가 상승▶저금리로 인한 차입비용 절감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졌기 때문이라고 동원증권은 설명했다.

그러나 매출액 증가율은 순이익 증가율에 비해 미미했다. 1분기 1백개 기업의 매출액은 93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9% 늘었다.

이처럼 매출액이 소폭 늘었는데도 순이익이 대폭 증가한 것은 판매 단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 1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7.8%포인트 높아진 12.2%를 기록했다. 1분기엔 1천원어치를 팔아 1백22원의 이익을 남긴 것이다.

업종별로는 화학·통신·유통·금융 등 내수업종과 자동차·반도체·조선업종 등 수출업종이 골고루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됐다.

동원증권은 특히 삼성전자의 1분기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3% 늘어난 1조7천2백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LG전자는 올 1분기 4조6천9백78억원의 매출에 3천6백69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18일 발표했다.

◇약진한 인터넷·닷컴기업=다음커뮤니케이션은 매출 4백억원에 1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다음 관계자는 "창사 이래 가장 좋은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지난해 1분기에는 매출 1백37억원과 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프리챌은 1분기 실적 집계 결과 매출액 50억원에 경상이익 3억원을 기록했다. 경상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것은 처음이다.

한글과컴퓨터도 올 1분기에 매출 76억1천만원에 9억5천만원의 경상이익을 기록했다. 이밖에 옥션은 1분기에 수수료 기준 매출계산 방식으로 70억원의 매출을 올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닷컴기업들도 올 1분기에 적자 폭을 크게 줄여 올해 안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이희성·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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