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 쾌거..우루과이와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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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강국 대한민국. 이제는 세계 어디서라도 가슴을 펴도 되겠다. 한국 축구가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원정 16강 숙원을 풀었다.

한국은 23일(한국시간) 더반에서 열린 B조 예선 최종전서 나이지리아와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매번 불리하게 작용했던 ‘경우의 수’가 이번에는 한국의 발목을 잡지 않았다.

한국은 1승 1무 1패의 성적으로 아르헨티나(3승)에 이어 조 2위로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마지막까지 16강 진출을 꿈꿨던 그리스는 아르헨티나전 패배로 1승 2패에 머물렀다.

한국은 홈에서 열린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4강까지 올랐지만, 외국에서 열린 7차례의 월드컵에서는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국 땅에서 일궈낸 4강 신화가 인정받기 위해서는 원정길에서의 성과가 필수적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해냈다.

한국은 두 차례나 월드컵 정상에 오른 아르헨티나·유로 2004 우승국 그리스·아프리카 강호 나이지리아와 일전을 펼쳐야 하는 힘겨운 일정표를 받아들었다. 대회 시작전 대부분의 외신은 한국의 16강 가능성을 희박하게 봤다. 그들의 시선에 한국은 여전히 축구 약소국이었다.

묵묵하게 대회를 준비해 온 한국은 13일 그리스를 완벽하게 제압(2-0승)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의 16강행을 점치는 외신의 수가 늘기 시작했다. 그리스전을 통해 보여준 한국의 경기력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르헨티나전 대패(1-4) 이후에도 한국 축구를 인정하는 분위기는 변하지 않았다. 선수단 내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신감은 그 이상이었다. 1승 1무를 거두고도 심적으로 밀린 상태에서 스위스와의 최종전을 준비했던 2006 독일월드컵과 달랐다.

나이지리아와의 결전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연속골을 터트렸다. 이후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흔들림없이 16강 진출을 위한 승점 1점을 지켜냈다.

한국이 만들어낸 성과는 아시아 축구의 역사도 바꿔놨다. 한국의 남아공월드컵 선전으로로 아시아에도 역대 2회 이상 16강 진출국이 탄생했다. 일본이 16강에 합류한다면 2회 이상 진출국이 두 개국으로 늘어난다.

물론 아직 역사는 끝나지 않았다. 한국은 26일 포트엘리자베스에서 A조 1위 우루과이를 상대로 8강 진출을 노린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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