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지역 아파트 1만가구 쏟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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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경기도 용인에서 올 봄 아파트 분양대전(大戰)이 펼쳐진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4,5월 두 달간 15개 업체가 용인시 수지·구성읍 등 20여곳에서 1만여가구를 내놓는다. 업체들은 용인지역이 분양가가 껑충 뛰고 있는 서울은 물론 인근 분당의 대체 주거지로 자리매김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택지개발지구에선 인기 치열할 듯=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죽전·신갈·신봉 등 택지개발지구에서 3천3백여가구가 주인을 찾는다. 대우건설은 이달 19일과 26일 신갈·죽전택지지구에서 총 6백78가구,다음달 초 신봉택지지구에서 4백30가구를 내놓는다.

현대산업개발도 죽전지구에서 3백76가구, 코오롱건설은 구갈3지구에서 5백30가구를 선보인다. 신봉리에는 LG건설이 1천6백가구가 넘는 대단지를 이달 19일 분양하고, 대림산업은 보정리에 1백33가구를 다음달 내놓는다.

올 초 청약열기가 뜨거웠던 조합아파트도 나온다. 동문건설은 동천리에, 우림건설은 상현리에, 성원산업개발이 풍덕천리에서 조합원을 모집한다. 분양가는 평당 5백만~7백만원 선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서울은 경쟁이 치열하고 분양가도 비싸 서민의 부담이 크다"며 "용인의 경우 택지지구 등 투자가치가 높은 곳을 중심으로 청약할 만하다"고 말했다.

◇공급과잉 우려도=업계가 이처럼 한꺼번에 아파트를 내놓는 것은 분양 열기가 식기 전에 처분하기 위해서다. 또 지난해 9월 죽전지구 동시분양으로 불을 지핀 이후 서울 강남·분당 등지의 집값이 크게 오르며 이쪽으로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

30~40평형대 미분양 아파트도 지난 연말부터 올 초까지 하루에 30~40가구씩 소화되는 등 불티나게 팔렸다. 지난 달 중순 죽전지구에 분양한 포스홈타운 1천3백여가구는 평당 6백90만원의 비싼 분양가에도 90% 이상 계약이 끝났다. 수지 1,2지구 등 인기지역 기존아파트 30평형대는 최근 한두 달새 평균 1천만원씩 오르면서 값이 2억원을 넘어섰거나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50평형대 이상 대형은 사정이 다르다. 미분양 해소가 빨라졌다고는 하지만 입주가 임박했거나 시작했는데도 주인을 찾지 못한 것들이 아직 많다. 기존 아파트 시세도 30평형대 보다 평당 50만원 이상 낮다.

단기간에 많은 물량이 쏟아짐에 따라 청약·계약률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성원건설 이건수 이사는 "용인은 자칫 공급물량에 치여 공멸할 수도 있고,반대로 분위기를 타 공생할 수도 있다"며 "서울 집값이 조정기를 거치고, 분양 열기도 주춤하고 있어 20~40평형대를 제외하곤 미분양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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