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프랑스 외국인학교 학생·교사 16명 보신탕 체험 "한국 문화 이해할 수 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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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12일 낮 12시30분쯤 서울 중랑구 면목동 J보신탕집에 벽안의 외국인 20명이 단체로 찾아들었다. 이들은 서울 반포동 프랑스 외국인학교 고교 1년생 18명과 교사 2명. 수업시간에 '한국의 보신탕 문화'에 대한 토론회를 벌이다 직접 체험에 나선 것이다. 개고기를 먹는 것에 반대 또는 유보 입장을 보였던 여학생 4명을 뺀 16명은 이날 개고기 수육과 탕을 시식했다.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기 때문에 무섭고 망설여졌다는 미리엄(16·여)은 "먹어보니 고기가 부드럽고 맛있다"며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스카(17)는 "개고기를 좋아하지만 먹고 싶어도 비싸서 못 먹는다"며 넉살을 부렸다.

개고기를 먹지 않은 소피(17·여)도 "보신탕 때문에 한국인을 비하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 개고기 문화를 프랑스인 시각에서 보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고국에 알리겠다"며 식당 관계자에게 개고기를 먹는 이유 등을 자세히 물었다.

교사 카이에티(30)는 "개 고기는 음식의 하나일 뿐이며 다른 나라의 음식문화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다"며 "이를 '야만인'으로 매도한 여배우 바르도는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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