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정연진, 브리티시 아마 먹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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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정연진(20·사진)이 브리티시 아마추어골프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정연진은 21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뮤어필드 골프장에서 36홀 매치플레이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결승에서 제임스 바이른(스코틀랜드)을 5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1885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 한국인을 포함해 아시아 선수가 우승한 것은 정연진이 처음이다.

영국왕실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288명이 출전해 1, 2라운드 스트로크 플레이로 64명을 추린 뒤 매치플레이로 우승자를 가린다.

R&A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에 열린 18홀 경기에서 바이른이 2홀을 앞서자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정연진은 오후 18홀 경기에서 4개 홀 만에 동률을 만들었고 이후 5, 6, 7번 홀에서 각각 9m, 3.6m, 5.5m 퍼트를 연달아 넣으며 승기를 잡았다. 정연진은 결국 32번째 홀에서 바이른의 승복을 받아내 우승을 확정했다. 이 대회 우승으로 정연진은 올해 브리티시오픈(7월 16~19일·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의 올드코스)과 2011년 마스터스 출전권을 따냈다. 이로써 올해 브리티시오픈에는 정연진을 비롯해 미국 유학생 전재한, 지난해 US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 안병훈(19) 등 세 명의 한국 아마추어 선수들이 출전하게 됐다.

정연진은 “브리티시오픈을 나의 첫 메이저로 삼고 싶었다. 12살 때인 2002년 어니 엘스가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TV로 보면서 골퍼로서의 꿈을 키웠다. 마침내 그 꿈이 이루어져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버지 정목화씨는 “연말에 프로 전향 계획이 있었으나 이번 대회 우승으로 내년 마스터스까지 출전한 이후에 프로 전향을 해야겠다”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을 목표로 남은 기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고 출신의 정연진은 부산 가평초등학교 6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으며 2006년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2008년 호주로 건너가 지금은 멜버른에 살고 있다. 키 1m77㎝, 몸무게 75㎏으로 정교한 퍼팅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정연진은 R&A 선정 아마추어 세계 랭킹 10위에 올라 있으며 이번 대회 우승으로 2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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