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지체 장애인카드 있으나 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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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급 지체 장애인인 나와 우리 가족은 집에서 가깝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을 자주 찾는다. 지난달 말에도 화창한 날씨를 즐기기 위해 어린이대공원을 찾았다. 승용차를 타고 주차장으로 들어가는데 공익근무요원이 입장권을 검사했다. 나는 장애인 카드를 보여주었는데, 공익근무요원은 동승했던 남편의 경우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기로는 1급 장애인과 그 보호자 한명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전에도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항의를 했지만 그 공익근무요원은 "이전에는 그렇게 했는지 몰라도 지금은 바뀌었다"고 우겼다. 나는 갑자기 법이 바뀌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뒤에서 기다리는 차량들을 생각해 일단 입장권을 구입했다.

어린이대공원을 나오기 직전 남편은 입장권을 환불받기 위해 내 장애인 카드를 들고 검표 직원을 찾아갔다. 남편은 직원에게 내 장애인 카드를 보여줬다. 그런데 그 직원은 "부인이 직접 와야 1급 장애인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힘겹게 그 직원을 직접 찾아가 내가 1급 장애인임을 확인시켜준 뒤에야 환불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규정을 제대로 모르는 공익근무요원과 너무 엄격한 공원 직원들 탓에 모처럼의 봄나들이 기분을 망치고 말았다. 나는 이런 사연을 어린이대공원 홈페이지에 올렸다. 하지만 한참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응답이 없다. 대공원측의 개선 조치를 바란다.

김영애·서울 노원구 상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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