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단어 사용 문제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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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 언론에 '네이티브 스피커들은 전투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파이팅이라는 단어를 구호로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한 홍보컨설팅사의 설문 결과가 보도됐다.

'파이팅(fighting)'이라는 말은 원어의 뜻이 어떻건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해 승리하라'는 의미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국어사전에도 '응원''힘내라'의 뜻으로 사용하는 감탄사(동아새국어사전·연세한국어사전 등)로 풀이돼 있는 '토착화한 우리 말'이다.

KTF는 월드컵 공식 이동통신업체로서 이 점에 착안, 축구대표팀에 대한 국민적 성원을 결집시키는 슬로건으로 '코리아팀 파이팅'이라는 구호를 사용해 호응을 얻고 있으며, 외국기업인 JVC·코카콜라 등도 '파이팅'이라는 용어를 사용 중이다.

수십년간 건전한 의미로 애용해 온 구호이자, 외국기업들도 한국의 독특한 용어로 받아들이는 '파이팅'이라는 단어를, 원외국어의 뜻과 다르다 하여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현실에도 맞지 않으며, 오히려 지나친 문화적 사대주의가 아닐까.

유석오·KTF 언론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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