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入社때부터 연봉 차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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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신입사원이 첫해에 받는 연봉에도 차등이 생길 전망이다.

삼성은 신입사원 때부터 급여 차이를 두는 신인사 방안을 마련해 일부 관계사에서 하반기부터 시범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7일 "취업하기 전이라도 학창시절 학업에 얼마나 충실했고 경험을 다양하게 했는지 등에 따라 개인의 능력 차가 생기게 마련"이라며 "자질이 우수해 업무 적응력과 창의력이 뛰어난 사원을 처음부터 우대하려는 취지에서 이같은 방안을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관계기사 35면>

근속연한이 같은 임직원이 능력에 따라 다른 대우를 받거나 경력직의 몸값을 달리 매기는 경우는 흔하지만 업무실적이 없는 직장 새내기의 급여에 격차를 두려는 시도는 업계에서 처음이다.

재계 1위인 삼성이 이같이 파격적인 방안을 시행할 경우 다른 대기업들의 채용과 급여 관행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삼성은 이 제도를 시스템 통합(SI)업체인 삼성SDS에 처음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오는 7월께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공채해 적용하기로 하고 구체적 평가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성과를 봐가며 삼성전자·삼성물산 등 주력 관계사에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입사원 평가는 대학 등 학창시절에 쌓은 학점과 어학능력·자격증·특기·사회경험 등을 감안하고 입사 후 몇달간의 사내교육·업무실습(OJT) 등에 대한 적응력과 팀워크도 평가할 예정이다.

명문대나 인기학과 출신이라고 가점을 받지는 않으며, 뛰어난 인재에 인센티브를 주는 쪽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S의 경우 현업 배치 전 석달간 정보기술(IT)전문과정 성적 등을 살펴 첫 월급부터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김진배 고려대(경영학)교수는 "업무실적 대신 장래성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런 관행이 업계에 정착하면 대학교육도 기업현장의 적응력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승일·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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