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선후보 走者 인터뷰 ① 이회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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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전 총재는 4일 경선 사무실을 열고 입주식을 했다. 입주행사에는 한나라당 의원·당직자·지지자 등 5백여명이 몰렸다. 李전총재는 입주식 직후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향후 대선전략과 함께 자신과 관련한 여러 가지 루머에 대해 상세히 입장을 밝혔다. 특히 루머에 대해선 일일이 메모까지 해가며 적극 해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노무현(盧武鉉)바람'을 어떻게 보나.

"노무현 후보는 많은 검증을 거쳐야 하고, 그 과정에서 실체가 드러날 것이다. 걱정하지 않는다."

-보혁대결로 몰고가나.

"대선은 여러 가지 점이 검증돼야 한다. 이념도 검증대상이다. 문제 있는 사람을 문제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색깔론과 구별돼야 한다."

-보수연합을 위해 자민련 김종필 총재, 민국당 김윤환 대표와 관계개선을 하나.

"우리 당의 이념이나 정체성, 진로에 공감하고 동조하는 사람은 같이 갈 수 있다. 과거 '국민 대연합'이란 표현을 쓴 바 있다."

-박근혜·김덕룡 의원은 李전총재가 신뢰가 없다고 하는데.

"정치인에겐 신뢰가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함부로 약속하지 않고 약속하면 반드시 지켰다. 그런데도 신뢰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 됐다면 부덕의 소치다."

-반(反)DJ정서에 안주해 왔다는 비판이 있다.

"빌라 문제를 미숙하게 대응했고,노풍(盧風)과 맞물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다. 대세론에 안주했다는 비판도 겸허하게 귀를 기울인다. 초심으로 뛰려고 한다."

-민주당 일각에선 부인 한인옥 여사가 의원 부인들을 줄 세우기 한다고 비난하는데.

"의원이나 지구당위원장 부인을 상대로 한 당 행사에 총재 부인 자격으로 참여했을 뿐이다. 참석하지 않았다면 욕 먹었을 것 아닌가. 집사람은 고아원·양로원 등에서 봉사활동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韓여사가 지난 16대 총선 때 공천에 관여 했다는 주장도 있는데.

"한번도, 그리고 한사람도 내게 관여하거나 부탁하거나 말한 일 없다."

-韓여사가 현불사의 설송 스님을 찾아가 남편이 대통령이 될지를 물은 적이 있나.

"(파안대소하며)절대 그런 일 없다.내 사주를 들고 누구를 찾아간 일이 없다."

-정연씨가 대선 사조직을 운영한다는데.

"터무니없는 소리다. 마닐라에 있을 때 몇번 왔고 미국 동서문화센터에 있으면서 가끔 오는 사람이 무슨 캠프를 차리느냐."

-부친이 신사 참배한 사진이 있다는 주장은.

"그런 것은 없다. 1997년에도 그런 얘기가 있었지만 내놓으라고 해도 못 내놨다."

-일제시대 때 검찰에 근무한 부친이 독립투사를 취조한 기록도 남아 있다는데.

"사건기록이란 보존기한이 있다.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반하는 일이다."

-린다 김이 보내준 넥타이를 매고 다닌다는데.

"린다 김을 모른다. 넥타이를 받은 사실이 없다."

이날 李전총재는 선거대책본부장에 신경식(辛卿植)의원, 상황실장에 김무성(金武星)전 총재비서실장, 상황실 부실장에 정병국(鄭柄國)전 총재비서실 부실장을 임명했다. 경선본부 대변인에는 이병석(李秉錫)의원이 기용됐다.'슬림형'대책기구를 갖춘다는 방침에 따라 선거대책위원장은 임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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