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운 뗄까 박승 韓銀총재, 오늘 취임 후 첫 금통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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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박승(얼굴) 한국은행 신임 총재가 4일 오전 처음으로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한다.

경기가 지나치게 뜨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콜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열리는 회의여서 금통위가 금리를 올릴지, 올리지 않더라도 시각에 변화가 있을지가 관심사다. 시장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에는 콜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SK증권 오상훈 투자전략팀장은 "4일 금통위는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인상을 언급할 가능성이 크며 시장에서는 이런 예상 아래 이미 금리가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를 올리는 관건은 수출이다.4월이나 5월의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잘됐다는 것을 숫자로 확인한 뒤 콜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신후식 연구위원은 "각종 1분기 통계가 잡히는 5월에 콜금리를 경고성 수준에서 올릴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한은도 내심 '선제적 통화정책'을 쓰고 싶지만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금리를 올려 이자 부담을 늘리는 것에 일반인들은 물론 선거를 앞둔 정부도 반기지 않을 것이므로 이를 밀어붙이면 욕먹을 각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한은이나 시장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시기가 멀지 않았다는 데 대체로 공감한다.

이미 내수 과열이 우려되고, 경기회복세·저금리를 타고 물가도 불안한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오히려 지금도 늦었다는 지적도 많다.

朴총재도 취임 일성으로 "그동안 경기 부양에 70%의 힘을 모았으나 이제는 균형을 잡기 위해 안정쪽에 힘을 실어주어야 할 때"라고 강조해 내수 진작을 위한 저금리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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