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는 본래 우리 땅이며, 그 사람들도 우리 자손이라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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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동국대 출판부에서 2020년까지 323편에 달하는 한국불교전서를 한글로 풀어서 약 250권으로 묶어 출판할 계획이다. 인왕경소 등 그 중 7권이 첫선을 보였다.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제공]

방대한 분량의 한문 불교문헌인 ‘한국불교전서’가 쉬운 한글로 번역돼 출간됐다. 동국대 한국불교전서 역주사업단(단장 박인성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이 2020년까지 총 323편의 한국불교전서를 약 250권의 한글본으로 선보인다.

그 첫 작업으로 『인왕경소』 『일승법계도원통기』 『일본표해록』 『원감국사집』 등 7권이 최근 출간됐다. “우리나라에 이런 불교문헌이 있었나?” 싶을 만큼 책의 면면이 흥미롭다. 『인왕경소』는 신라의 고승 원측 스님의 저서다. 신라 왕족이었던 원측 스님은 당나라에 건너가 현장 법사와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이다. 당시 측천무후가 스스로 황제에 등극하자 원측 스님은 부처님의 경책을 빌어 그를 꾸짖었다고 한다.

또 『일본표해록』은 일본 후쿠오카 인근에서 풍랑을 만난 조선인의 일본 표류기다. 일본 화가 우키다 잇케이(1795~1859)가 이들을 만났던 기억을 더듬어 그린 그림 ‘조선표객도’도 실려 있다. 대마도를 거쳐서 조선으로 돌아온 이들은 본 당시 대마도 풍광도 기록했다. “대마도 사람들은 대부분 조선어가 능했다. 우리를 보러 온 사람들 대부분이 ‘우리도 조선인이다’라고 했다. 동래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대마도는 본래 우리 땅이며, 그 사람들도 우리나라의 자손이라고 했다”는 구절이 눈길을 끈다.

한국불교전서는 삼국시대부터 20세기 경허 선사까지 불교 전적(典籍)을 발굴 조사, 시대순으로 정리한 14권의 두꺼운 총서다. 이 책을 모두 한글로 번역하면 200자 원고지 분량만 24만 장에 달한다. 이중 80%가 한글 초역이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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