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사가 본 한국 실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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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프로리그가 활성화한 유럽에서는 축구경기 결과를 놓고 도박이 성행한다. 특히 윌리엄힐·레드브록스·빅터챈들러·스포팅베트 등 영국의 스포츠 베팅 회사들은 축구경기가 열릴 때마다 거액의 도박판을 마련한다.

윌리엄힐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이 우승할 경우의 배당률을 1백26대1로 설정해 놓고 있다. 일본은 81대1이다. 어차피 희박하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일본의 우승 확률을 한국보다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한국과 같은 D조인 폴란드는 51대1, 포르투갈은 12대1, 미국은 2백1대1이다. 축구 강국인 아르헨티나는 5대1, 프랑스는 5.5대1, 이탈리아는 6대1 등으로 배당률이 낮다. 배당률이란 우승 팀을 맞혔을 때 지급할 당첨금의 액수를 결정하는 기준이다.

예컨대 '한국 우승'에 1만원을 걸어 진짜로 한국이 우승하면 원금을 제외한 당첨금만 1백26만원을 지급한다는 뜻이다. 배당률은 전문 도박사들의 분석을 토대로 정한다. 도박사들은 본선 진출팀의 최근 성적과 선수들의 컨디션 등 여러 요인을 분석해 수시로 배당률에 반영한다. 한국이 우승할 경우의 배당률은 지난해 12월 본선 조추첨 직후에는 67대1이었으나 최근엔 1백26대1로 높아졌다. 이들은 그동안 한국팀의 전력이 그만큼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윌리엄힐은 또 16강 진출 배당률을 한국 7대1, 일본 3.1대1로 제시했다. 불쾌하긴 하지만 어쩌면 이게 냉정한 평가인지도 모른다. 도박 업체들의 연간 매출규모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대략 회사당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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