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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발굽형 능선'호남의 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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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3면

주화산 곰치재(전북 진안군 부귀면)에서 시작한 호남정맥이 1백여㎞를 달려와 산세를 키우며 바위산을 빚어낸 것이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전북 정읍시·7백63m)이다.

동국여지승람은 내장산을 지리산(전남 구례군)·월출산(전남 영암군)·천관산(전남 장흥군)·내변산(전북 부안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으로 손꼽았다. 내장산엔 국내에 자생하는 15종의 단풍나무 중 11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들 나무가 빚어내는 40여가지의 색은 온 산을 비단처럼 수놓아 가을이면 대표적인 단풍 산행지로 인기를 끈다.

내장산은 규모에 비해 금선·약수동·남창계곡 등 계곡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예전에는 영은산이라 불렸으나 많은 사람이 계곡 속에 들어가도 잘 보이지 않아 '마치 양(羊)의 내장(內臟) 속에 숨어 들어간 것 같다'해서 내장산으로 불리게 됐다.

신선봉을 주봉으로 장군봉·서래봉·불출봉·망해봉·연지봉·까치봉·연자봉·월령봉 등 4백~7백m 정도인 아홉 봉우리가 동쪽으로 뻗어가면서 내장사를 중심으로 말발굽처럼 둘러쳐져 있다.

내장산 산행의 출발은 내장사가 기점이 된다. 대부분의 등산객은 4시간30분 정도 소요되는 신선봉코스(8.2㎞)와 서래봉코스(6.6㎞)를 많이 이용한다. 내장사~연지봉~신선봉~백학봉~백양사로 연결되는 6시간30분의 종주 코스는 가을단풍 산행의 백미다. 월령봉에서 시작해 신선봉~장군봉 등 아홉 봉우리를 밟으며 유군치로 하산하는 코스(13.8㎞)는 아홉시간 이상 소요될 정도로 힘들다.

내장산은 암산이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케이블카 타는 곳이 나온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산행시간을 40여분 단축할 수 있다. 내장사에서 신선봉 코스와 서래봉코스로 나뉜다.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금선계곡을 두세번 건너 10여분을 오르면 급경사의 등산로가 앞을 가로막는다.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된다. 능선까지는 줄곧 1시간여를 올라야 한다.

급경사길을 30여분 오르면 전망대 바위가 나온다. 신선봉에서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내장산의 능선이 펼쳐진다. 한줄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바로 위편에 까치봉이 기다린다. 까치봉에서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바위가 많아 조심해야 한다. 30여분이 소요된다. 신선봉에서 연자봉을 거쳐 내장사로 하산하게 된다. 하산길도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조심해 내려오는 것이 좋다.

내장산=김세준 기자

호남정맥이란

영취산에서 시작한 금남호남정맥은 주화산에서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으로 갈린다. 호남정맥은 전남·북 지방을 북에서 남으로 가르며 4백62㎞를 뻗어내린다. 곰치재에서 시작해 내장산~백암산~추월산(전남 담양군)~무등산(광주)~제암산(전남 장흥군)~조계산(전남 순천시)을 거쳐 광양땅에서 크게 용틀임하며 백운산(1천2백18m)을 빚어내고 다도해로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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