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재 長考 '박근혜 변수' 득실 저울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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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주자들도 신당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위 당직자는 8일 "당 밖의 일이지만 바람이 언제 우리한테 불어닥칠지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후보간 갈등으로 내홍을 겪는 형편이어서 언제, 누가 신당에 관심을 보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반색한 쪽은 한화갑 후보다. 韓후보는 제주 기자간담회에서 "3金이 퇴장하고 작은 사람들끼리 경쟁하기 때문에 다자구도가 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또 "다자구도가 되면 호남후보도 당선될 수 있다"고 했다. 다자대결 구도로 바뀔 경우 '이회창 총재=영남 몰표'등식이 깨지고, 따라서 당내의 '이인제 대세론''영남 후보론'도 약화될 것이란 기대를 하는 것 같다.

韓후보는 신당을 논의하는 이수성 전 총리·박근혜 의원 등과 물밑접촉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측은 "실현되기도 어렵고 찬성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이다. 盧후보는 "막연한 반(反)이회창 연대는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盧후보측은 "YS계와 DJ계를 어우르는 범민주세력이 결집되는 새로운 형태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독자적인 개편론을 개진하고 있다.

이인제 후보도 부정적인 반응이다. 李후보측은 "후보가 난립해도 메이저 후보는 둘뿐(이회창-이인제)"이라며 불똥이 후보 경선으로 튀는 것을 차단했다. 李후보의 한 참모는 "박근혜 의원의 지지층은 영남이 아니라 수도권"이라며 "李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는 순간 양자구도로 좁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TK(대구·경북)를 근거지로 한 김중권 후보 역시 "신당이 만들어져도 양자대결 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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