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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아이쿠 내 머리!…탈모, 초기에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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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 탈모도 탈모기간·부위·유발요인 등에 따라 조기에 종류별 맞춤치료가 필요하다. 사진은 확대경을 통해 모발의 굵기·밀도, 모공과 두피의 염증 상태 등을 확인하는 모습. 임현동 기자

10만올의 실타래, 머리카락. 생명주기에 따라 '90: 1: 9'의 절묘한 비율로 어우러져 있다.

머리카락엔 생명주기라는 게 있다. 3~8년간의 성장을 끝낸 뒤(성장기)→3주 동안 서서히 성장을 멈추는 퇴행기를 거쳐→석 달간 피부에 머무르다 빠지면(휴지기) 바로 그 자리에 성장기 모발이 또다시 자란다. '90: 1: 9'는 10만여개의 머리카락 중 성장기.퇴행기.휴지기 모발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바로 이 황금비율이 유지돼야 찰랑거리는 머릿결의 여성미도, 강인한 남성의 멋도 연출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야속하게도 빠져버리는 게 머리카락이다. 탈모증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알아본다.

◆ 탈모증은=탈모는 생명주기가 끝난 머리카락이 빠지기 때문에 누구나 경험하는 현상이다. 문제는 생명주기의 균형이 깨지는 경우다. 퇴행기와 휴지기 모발의 비중이 높아지면 탈모증이 발생한다.

정상적으로 머리카락은 하루에 50~70개 정도 빠진다. 따라서 80개 이상 빠지면 탈모증을 의심할 수 있다. 정상인은 머리를 감고 반나절쯤 지난 뒤 머리를 한줌 잡아당겼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한 두개 정도인 반면 탈모증 환자는 다섯개 이상이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동윤 교수는 "탈모증도 탈모 기간, 부위, 탈모를 유발하는 질병.영양상태.약물복용 등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며 "초기엔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머리가 좀 많이 빠진다 싶을 땐 즉시 병원에서 모발 상태를 점검해 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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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류도 다양=가장 흔한 탈모증은 대머리로 불리는 유전성 안드로겐성 탈모증. 남성형과 여성형이 있다. 남성형은 남성호르몬에 의해 성장이 억제되는 앞머리.윗머리.정수리 등에 나타나는 게 특징. 사춘기 이후 남성호르몬이 증가해 이 부위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쉽게 빠져 탈모증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20%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이는 서양인의 절반 수준이다.

이 교수는 "대머리는 대개 30세 전후 시작하지만 최근 들어 사춘기가 빨라지고 스트레스가 증가하면서 20세 이전에도 발생한다"며 "대개 일찍 시작할수록 빠르게 진행한다"고 말한다.

여성형은 주로 윗머리와 정수리 부위에 나타나며 남성형과는 달리 이마 위의 모발선은 유지되는 게 특징이다. 초기엔 모발이 가늘어지며 전반적으로 숱이 줄어드는 느낌을 준다. 이 교수는 "여성형 탈모증은 머리카락이 한꺼번에 많이 빠지지 않아 초기엔 모르고 지내다 숱이 눈에 띄게 줄어 두피가 보이기 시작할 때가 돼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유병률은 우리나라 성인 여성의 5~10% 정도.

원형탈모증은 자각증상 없이 모발이 원형이나 타원형으로 갑자기 빠지는 병. 자기세포를 남으로 알고 공격하는 자가면역 반응 때문에 발생한다. 감염.스트레스.유전적 소인 등이 악화요인. 재발이 흔하며 아주 심할 땐 머리카락이 전부 빠지기도 한다.

◆ 맞춤 치료해야=남성형 탈모증은 진행상태에 따라 먹는 약, 바르는 약, 모발 이식 등을 시행한다. 요즘 가장 널리 쓰이는 먹는 약은 탈모를 유발하는 효소를 억제하는 것이다. 대머리 진행을 막고 솜털처럼 가는 머리카락을 굵고 길게 자라게 하는 효과가 있다. 약효는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만 나타나며 약을 끊으면 그 상태에서 다시 탈모가 진행된다. 도포용 역시 바르는 순간만 효과가 있으며 끊고 2주만 지나면 치료 전의 상태로 되돌아간다.

에스엔유 피부과 장승호 원장은 "먹는 약이나 바르는 약은 초기에 사용해야 효과를 보며 이미 앞머리 모발선이 많이 벗겨진 상태일 땐 뒷머리 모발을 떼 앞쪽에 심어주는 모발이식 수술이 필요하다"고 밝힌다. 물론 이식한 모발도 대머리 진행은 계속 된다. 따라서 시술 후에도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은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

여성형 대머리는 바르는 약을 꾸준히 사용해야 하며 심한 경우 모발 이식도 도움이 된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sehee@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이렇게 관리하세요

-매일 머리를 감아 먼지.기름.공해 등을 씻어 낸다.

-샴푸도 지성.건성.민감성 등 자신에게 알맞은 제품을 골라 쓴다.

-샴푸 뒤엔 실리콘.비타민.단백질 등이 포함된 트리트먼트로 코팅해준다.

-젖은 머리는 쉽게 늘어나고 손상이 잘되므로 올이 굵은 빗으로 빗는다.

-모낭의 기름이 균일하게 도포되도록 빗질은 두피에서 모발 끝쪽으로 빗는다.

-머리를 묶거나 당기지 않는다.

-머리카락은 가급적 짧게 자른다. (손상받을 확률이 줄어든다.)

-알코올이나 화학 성분이 들어 있는 스프레이.젤.무스 등은 피한다.

-파마나 염색은 자주하지 않는다.

-비듬이 있을 땐 비듬치료 약용 샴푸를 1주일에 두번은 사용한다.

-동물성 기름기, 당분은 멀리 한다.

-두부.생선.유제품 등 단백질과 과일.채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모발 성장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B를 매일 한 알씩 먹는다.

-두피의 지루성 피부염은 치료를 꼭 받는다.

-커피 대신 녹차를 마신다.

-손으로 두피 마사지를 자주해 혈액순환을 좋게 한다.

*** [Family guide] 탈모사례

#1. 40세 남자, 자영업자

▶증상=이마 양쪽 끝이 올라가면서 정수리 부위의 숱이 많이 줄었음.

▶진단=남성형 탈모(대머리)

▶원인=두피의 모낭에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지나치게 반응해 굵고 길게 자라야 할 머리카락이 가늘고 짧아짐.

▶치료=대머리 진행상태에 따라 바르는 약, 먹는 약, 모발 이식 등을 적절히 선택함.

모발이식 후에도 먹는 약은 계속 복용해야 함.

▶유의사항=대머리는 남자가 많지만 여성에게도 발생함. 다만 형태는 남녀 간 차이가 있음.

남자는 앞머리 양쪽과 정수리, 여성은 정수리 부위 머리카락이 집중적으로 빠짐.

치료효과를 높이려면 조기 진단, 조기 치료가 필수.

#2. 22세 남자, 학생

▶증상=4개월 전부터 뒷머리가 둥글게 빠짐. 그 외 다른 부분은 별 문제 없음.

▶진단=원형탈모증

▶원인=면역체계가 자신의 모낭이나 털을 남의 세포로 착각, 공격해 두피에 염증이 생기면서 탈모 발생.

▶치료=1~2주 간격으로 탈모 부위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거나 주사 치료. 탈모가 여러 군데 있거나 부위가 넓을 땐 면역치료 등 특수치료 필요.

▶유의사항=탈모부위가 넓지 않으면 털이 자라는 모낭 자체엔 문제가 없으므로 몇달에서 몇년 후엔 저절로 다시 남.

치료 목적은 탈모 진행 억제. 가벼울 땐 그대로 둬도 3~4개월 후면 저절로 좋아짐. 진행이 빠르거나 머리카락을 살짝만 당겨도 쑥쑥 빠질 땐 적극 치료해야 함.

#3. 26세, 5개월 된 아들 둔 가정주부

▶증상=두 달 전부터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져 머리 빗기도 겁이 남. 탈모 방지 용품도 효과 없음.

▶진단=휴지기 탈모

▶원인=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생장기 모발은 증가하고 휴지기 모발이 감소해 결과적으로 출산 후 많은 머리카락이 일제히 휴지기에 들어가 빠짐.

▶치료=필요 없음.

▶유의사항=지금의 탈모현상은 생명이 다해 빠져야 할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임.

치료 안해도 몇 달 후엔 임신 이전의 머리 숱을 회복함.

출산, 유산, 피임약 중단 등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큰 수술, 심한 열병, 심한 체중감소 등 신체적 스트레스, 실직.이혼.사별 등 정신적 충격도 휴지기 탈모를 일으킬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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