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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임] 평창문화포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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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 평창문화포럼 회원들이 지난달 하순 조찬 모임을 가진 후 포즈를 취했다. 이 모임에선 둔황벽화 연구화가 서용씨가 특별초대돼 벽화 필름을 곁들인 강의가 이뤄졌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구기동.부암동 일대에는 크고 작은 화랑과 미술관.박물관이 운집해 있다. 가나아트센터.이응노미술관.환기미술관.그로리치화랑.토탈미술관과 영인문학관.출판박물관 등 수십 곳에 이른다. 이 지역은 또 유명 소설가.시인.화가.음악가 등 문화예술인이 많이 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대학교수만 줄잡아 500여명이 살고 화가는 100여명, 유명 작가도 수십명에 이른다"(이한용 전 평창동장)고 한다.

문화부 장관과 이화여대 교수를 지낸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 이종상 서울대 미대 명예교수(예술원 회원),영화감독 임권택씨, 작가 박범신씨, 화가 윤범모.임옥상.박인경씨, 김종규 삼성출판사 회장, 박기정 한국언론재단 이사장 등도 이곳 주민이다.

이들이 2001년 말 '평창문화포럼'이란 사랑방 모임을 만들었다. "문화예술 분야에 몸담고 있는 동네 사람들끼리 문화 발전을 위해 뭔가 뜻깊은 일을 해보자"는 취지에서였다.

옛 문화공보부에서 25년간 문화예술 정책을 다뤘던 서종환 서울예술기획 회장과 김용원 월간 '삶과 꿈' 대표 등이 모임의 초창기 멤버다. 한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이들이 우연한 자리에서 얘기를 나누던 중 "이런 저런 문화 관련 포럼이나 행사에 가보니 강사와 참석자 대부분이 우리 동네 사람이더라. 아예 동네 사랑방 모임을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데 의기투합했다.

알음알음으로 회원을 추천받아 모임을 꾸려온 지 3년째. 현재 회원 수는 100여명에 달한다. 김광수 세계효(孝)문화본부 사무총장, 조희영 그로리치화랑 대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전경화 미추홀 예술진흥회장, 박무익 한국갤럽소장, 노준의 토탈미술관장, 이태원 태흥영화사 사장, 배우 최민식씨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매달 한번씩 조찬 모임을 한다. 회원 중 한 명을 강사로 선정해 회화.조각.건축.영화.문학 등의 분야에 대한 최신 경향을 듣고 토론도 벌인다. "한국의 문화예술계를 이끌어가는 거목이 많아 굳이 외부 강사를 모실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이어령 박사가 '문화정책의 과제'를, 박범신씨가 '한국문학의 현주소'를 주제로 강의했다. 임권택 감독도 특강을 한 적이 있다. 서상우 박물관건축협회장, 박무익 소장 등도 마이크를 잡았다.

김창실 선화랑 대표는 "잘 모르던 분야에 대해 새로운 흐름과 정보를 얻게 돼 좋고, 동네 사람들끼리의 모임이라 부담이 작아 좋다"고 했다. 회원들은 벌써 내년 여름휴가 계획으로 들떠 있다. 고대 중국 실크로드의 중심지에서 발굴된 둔황(敦煌)벽화를 탐사하는 여행을 떠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최근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렸던 둔황벽화 연구화가 서용씨의 작품을 보고 서씨를 특별초대 강사로 초빙해 세 차례에 걸쳐 강의를 듣기도 했다.

글.사진=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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