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감시로 예산 운영 투명하게" : 납세자 운동가 제러드릭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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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에서도 납세자 운동이 속히 뿌리내리길 바랍니다."

제3세계 국민들의 예산감시 활동을 도와온 미국의 '납세자 운동 전도사' 로버트 제러드릭(31)이 납세자의 날(3일·옛 조세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를 찾았다. 그는 20년동안 미국 납세자 운동을 주도해온 '예산 및 정책우선순위 센터'(CBPP)의 세계예산계획(IBP) 담당자다.

그는 "한국에서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납세자 권리찾기 운동에 도움을 주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제러드릭은 1997년부터 IBP에서 남미와 남아프리카의 44개국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안을 분석하는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한국도 저소득층의 세금 부담이 크고 국방비 지출이 심하다는 점에서 제3세계 국가의 통상적인 예산운영 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정부가 세금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물리고 복지 예산을 늘리도록 하기 위해선 납세자들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지요."

그가 정의하는 납세자 운동은 시민들의 감시를 통해 예산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정부의 지출에 대해 모든 납세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는 방한 기간 중 워크숍 등에서 참여연대·함께하는 시민행동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예산 분석법과 예산 투명지수 산출법을 가르쳐 준다.

제러드릭은 "정부의 예산안을 분야별로 나누고 점검사항을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분석하면 어떤 분야의 예산 가운데 무엇이 국민에게 실익이 없는 '형식적인 예산'인지 가려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단체들이 개최하는 '2002 납세자 대회'에 참석한 뒤 5일 출국한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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