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중소형株서 보물찾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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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나무보다 숲을 보라는 증시 격언이 있다. 장세의 큰 흐름을 외면하고 개별 종목만 좇다가는 투자를 그르치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숲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고 편안하게 나무하기에만 열중할 수 있는 때도 있다. 요즘이 딱 그렇다.

최근 증시는 종합지수 800선 언저리에서 옆걸음을 지속하고 있다. 크게 오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내리지도 않는 조용한 흐름이다.

하지만 개별 종목들은 화려한 각개약진을 하고 있다. 대부분 중소형주들이다 보니 지수 움직임으론 별로 감지되지 않을 따름이다. 지수 관련 대형주들은 개별 종목들의 후발 상승에 길을 열어주려는 듯, 한발 물러서 몸을 낮추고 있다.

이런 흐름은 이번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소극적인 투자자세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국인들은 미국 증시가 약세를 거듭하고 뮤추얼펀드의 자금유입이 정체되자 삼성전자·국민은행 등 블루칩을 팔고 옐로칩과 중소형 우량주를 사는 교체매매에만 주력하고 있다. 국내 기관도 덩달아 순매수를 줄이는 모습이다.

결국 당분간 개인투자자들이 장세 주도권을 쥐고 저평가 개별종목들을 계속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무디스 실사단의 움직임과 하이닉스 매각 협상 추이 등에 따라 종합지수가 800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현 증시 체력에 비추어 계속 뻗어나가기보다 되밀릴 공산이 커 보인다.

이번주는 월말을 맞아 각종 경제지표들이 발표된다. 국내에선 산업활동과 물가 동향이 나온다. 미국에선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과 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되는데, 이들 지표가 과연 부실회계 문제를 희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개별종목 장세가 이어지면서 코스닥시장이 모처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들어 거래소시장은 14% 올랐지만, 코스닥은 6% 상승에 그쳐 상대적인 저가 매력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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