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하 담은 한국 최대 방패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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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연(鳶)을 날리는 것은 종합예술입니다. 하늘을 화폭으로 삼아 자신의 영혼을 그려내는 작업이죠."

2002 한·일 월드컵 축하행사로 벌어질 '연그림 축제' 때 띄워올릴 한국 최대의 '색동치마 전통 방패연'을 제작한 윤창혁(尹昌赫·55·건대부고 교사) 한국연그림협회장. 尹회장은 지난해 12월 28일 이 방패연의 제작에 착수, 약 50일 만에 완성했다. 지난 20일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시험비행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금까지 전시용으로 가로 3m, 세로 4m 정도의 방패연이 제작된 적은 있으나, 실제로 날릴 수 있는 조립식 방패연으로는 이 연이 한국 최대(가로 4m×세로 6m)다.

그는 "예전에는 겨울날 동네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갖가지 모양의 연을 하늘로 띄워올리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으나 점점 그 모습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인이자 동양화가·도예가인 尹회장은 1978년 인간문화재 노유상옹을 만난 뒤 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에게서 전통연 제작과 연 날리기를 전수하면서 우리 연의 멋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후 홍익대 미술대학원장인 홍석찬(한국연그림협회 명예회장)교수의 권유와 '연에 그림을 그려 날리면 하늘을 더 아름답게 물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여러 화가들과 함께 연그림 축제를 열었다.

尹회장은 상암 경기장이 전통적인 방패연을 본떴다는 데 착안해 개막식 축하 문화행사로 '연그림 축제'를 기획했다.

글=한규희,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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