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오언'야나기사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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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1970년대 가마모토, 90년대 미우라를 이을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손색이 없다."

지금 일본 열도는 25세의 젊은 축구 선수 야나기사와 아쓰시(가시마 앤틀러스·사진)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들떠 있다. 이번 아시안클럽컵 동부지구 4강전을 위해 서귀포에 온 야나기사와 주변엔 20여명의 일본 취재진이 몰려 있을 만큼 그의 인기는 최고에 달해 있다. 지난해 세계 최강 이탈리아와의 A매치에서 잉글랜드의 '축구 천재' 마이클 오언을 연상시키는 감각적인 플레이로 동점골을 뽑아내면서 야나기사와는 일약 최고 스타대열에 올라섰다.

요미우리 신문 미무로 마나부 기자는 "머리 회전이 빠르고 스타트가 좋아 위치 선정에 있어선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야나기사와의 플레이를 높이 평가했다.

일곱살 때부터 축구를 시작한 야나기사와는 고교시절 청소년 대표에 발탁되며 일찌감치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99년 모델과의 염문설을 퍼뜨리며 대표팀을 무단 이탈,"책임감을 모르는 독불장군"이라는 질타 속에 대표팀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이때의 아픔이 그로서는 한단계 성장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축구를 잘한다는 것이 뭔지 충분히 생각하게끔 만든 때였다"라는 그의 말처럼 그는 이후 전체 경기를 읽는 눈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교도통신 무라야마 준 기자는 "골결정력만 조금 더 보완한다면 앞으로 10년간은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명성을 날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세리에 A 페루자팀으로의 이적 기회를 거절하면서까지 이번 월드컵에 집중하고 있는 야나기사와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것은 월드컵 때까지 몸바쳐 열심히 할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 축구를 위해서도,나를 위해서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며 각오를 다졌다.

서귀포=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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