修能문제 미리 출제 난이도 조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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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교육인적자원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방식을 전반적으로 개선하기로 한 것은 지난해 수능이 갑자기 어렵게 출제돼 큰 혼선이 일어난 데 따른 보완 조치다. 따라서 개선안의 초점은 수능 난이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맞춰졌다.

우선 2단계 출제 과정을 거치게 했다.재택(在宅) 출제위원들이 평소에 만들어 저장해둔 문제로 타당도·난이도를 검증한 뒤 정식 출제위원이 최종 문제를 내는 방식이다. 수능을 앞두고 교수·교사들이 단기간 합숙하며 출제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난이도 조절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현장감 있는 교사들의 의견이 대폭 반영된다. 정식 출제위원으로 위촉되는 현직교사 인원을 지난해 10명(전체 1백39명)에서 올해 32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재택 출제 방식이 도입되면 시험문항 보안(保安)이 큰 과제로 부각될 것 같다. 교육부 관계자는 "첫 시도인 만큼 보안문제에 철저히 신경을 쓰겠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재택 출제위원들이 만든 문제의 수치·내용을 일부 바꿔 출제하거나 저장 문제의 절대 수를 크게 하면 보안 시비가 없을 것으로 교육부는 보고 있다.

한편 교육부가 시범 자립형 사립고를 크게 늘리기로 한 것은 고교 평준화 제도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걸림돌이 많아 실제로 몇 개 고교가 추가로 전환될지는 미지수다.

서울 지역의 경우 지난해 19개 고교가 자립형 사립고 전환을 신청했지만 입시 위주의 교육 과열 현상을 우려한 시교육청의 반대 입장 때문에 모두 무산됐다.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과 협의, 이견을 좁혀 보겠다"고 했다.하지만 시교육청의 입장이 아직까지는 완강해 쉽지 않을 것 같다.

경기·인천을 포함한 다른 지역의 경우 엄격한 전환 요건이 문제다. 지방 에 있는 고교들 가운데 ▶학교예산 중 재단전입금 비율 20% 이상▶장학금 15% 지급 등의 요건을 충족하는 학교가 많지 않다.

따라서 자립형 사립고 전환 확대를 위해서는 요건 완화가 필요하다.하지만 이미 전환한 5개교와의 형평성 때문에 쉽게 완화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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