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운규의'아리랑' 무성영화로 부활 변사 해설… 이달 크랭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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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한국 영화계의 선구자인 춘사(春史) 나운규(雲奎)의 전설적인 영화 '아리랑'(1926)이 되살아날 수 있을까. 또 만일 부활한다면 과연 어떤 모양일까.
필름은 물론 시나리오조차 남아 있지 않아 원작의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아리랑'의 복원 작업이 추진돼 화제다.
공연 기획사 시오리 엔터테인먼트(대표 이철민)는 4일 제작비 16억원을 들여 '아리랑'의 2002년판을 만들 것이며, 이달 말 촬영에 들어가 7월께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대표는 "말이 2002년판이지 무성 흑백영화였던 '아리랑'의 옛 모습을 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작 그대로 배우들은 연기만 하고 변사가 해설하는 공연영화 형식으로 개봉한다는 것. 지난 수년간 이번 영화를 위해 관련 자료를 충분히 수집해온 만큼 최대한 원형에 가까운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아리랑'의 사료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녔던 서영욱씨가 연출을, TV 드라마 '태조 왕건''명성황후'등에서 음악 감독을 했던 임택수씨가 사운드 트랙 작업을 맡을 예정. 또 중견 배우 최주봉·윤문식씨가 변사로 확정됐다. 한국 영화사의 초창기를 재현한다는 문화적 도전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 기대된다.
"요즘 같은 시대에 누가 낡은 무성 영화를 보겠느냐"고 묻자 이대표는 "원작의 주제가 뚜렷하고 선악 구도도 명확해 흥행성이 있다"고 대답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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