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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하루 동안 느껴볼 수 있어요, 서울 한옥의 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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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현재 홈스테이를 신청한 한옥은 모두 25가구 정도. 하지만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게 담당 구청의 전언이다. 방 두 칸짜리 집에서 하나를 빌려 묵을 수도 있고, 아예 전문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는 곳도 있다. 또 하룻밤 방만 빌려주는 곳도 있는가 하면, 김치 담그기나 막걸리 빚기 등 전통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까지 다양하다. 한옥이라고 하지만 모두 샤워시설이 갖춰진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

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지만 한국인들도 신청하면 숙박과 체험 모두 가능하다. 숙박비는 한옥별로 3만~7만원으로 각각 다르다. 상호가 있는 집도 있지만, 대부분은 주소로 찾아야 한다. ‘한옥 체험살이’ 홈페이지(homestay.jongno.go.kr)에서 묵을 만한 한옥을 살펴볼 수 있다. 문의는 02-731-1836.

글=이정봉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티게스트하우스

막걸리 빚기 등 다양한 전통 체험

‘티게스트하우스’ 사랑채 앞에서 일본인 여성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막걸리 빚을 고두밥을 짓는 체험을 하고 있다.

4년째 전문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는 곳이다. 취재를 위해 갔던 날은 사랑채 앞에 있는 장독대 옆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일본 여성 2명이 옹기 안에 익어가는 밥을 이리저리 뒤적이고 있었다. “무즈카시(어렵다)”를 연발하면서도, 연신 그들은 까르르 웃었다. 이들은 ‘티게스트하우스’가 운영하는 ‘막걸리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쌀을 씻어 고두밥을 짓고 누룩과 함께 치대 막걸리를 빚는 과정이다. 미야노 에미코(36)는 “일본에서는 집에서 주류를 만드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막걸리 체험이 재미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티게스트하우스는 364㎡(110평) 터에 방 7개를 운영하는 서울의 대표적 한옥 숙박시설이다. 6㎡(2평) 크기의 싱글룸 4개와 10㎡(3평) 크기의 더블룸 2개, 스페셜룸 1개가 있다. 가격은 각각 1박에 5만원, 8만원, 16만원. 스페셜룸은 화장실을 따로 쓰지만, 싱글룸과 더블룸은 공용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한식과 양식 2가지 종류의 아침 식사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올해부터 막걸리 빚기, 김치 담그기, 궁중다식 만들기, 궁중떡볶이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별 가격은 각각 12만원, 9만원, 4만원, 5만원. 모든 프로그램에 한복을 입는 체험도 포함돼 있다. 종로구 계동 15-6. www.teaguesthouse.com. 02-3675-9877.

유진하우스

종가 고택 보는 듯

일본인 관광객이 행랑 문턱에 기대 차를 마신다. 티게스트 하우스.

널찍한 마당에 고풍스러운 ‘ㅁ’자형 구조의 한옥집이다. 겹처마에 일제시대 때 쓰던 불투명 유리를 그대로 쓰고 있어 색다른 한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북촌 한옥마을에 있는 집들보다 방이 널찍하고 안방·건넌방 등의 구조도 그대로 살아 있어 서울 속에서 종가고택 한옥을 보는 듯하다. 대가족이 살던 시절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2명이 들어가는 작은 방부터 5~6명도 묵을 만한 큰 방도 있다. 마당에서 방으로 들어가는 곳에는 일부 새시로 이중문을 만들어 겨울철 한기를 차단했다.

이 집은 한옥 가정집으로는 체험살이 1호로 등록했다. 일본과 중국에서 한국문화를 가르쳐 온 김영연(45)씨가 딸의 이름을 붙인 한옥집을 올해 초부터 열었다. 김씨는 종로구의 사업에도 자문을 하고 있다. 주말에는 지방에 사는 내국인들이, 주중에는 외국인들이 주로 방문한다. 김씨는 “방문객들이 옛 한옥에 지내면서 신기하고 놀라워하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48㎡(75평) 규모에 방은 9개가 있으며 그중 8개에서 묵을 수 있다. 가격은 1박에 1인실 6만원에서 4인실 25만원까지다. 빵이나 죽이 아침 식사로 나온다. 김치 담그기와 한글 배우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은 한복 입기 체험과 보쌈, 가정요리 식사도 포함돼 있고 가격은 10만원이다. 숙박을 하는 손님에 한해 체험 비용은 10%를 깎아 준다. 종로구 혜화동 5-43. eugenehouse.co.kr. 02-741-3338.

서울 종로구 원서동 179-1번지

전통악기도 맛보기로 배울 수 있어

한복 체험을 한 미야노 에미코가 신은 꽃신. 그는 “가와이(귀엽다)”를 연발했다.

86㎡(26평) 크기의 아담한 한옥이다. 고풍스러운 한옥에 앉아 국악을 배우거나 즐기고 싶다면 이 집을 찾는 게 좋다. 북촌예술단 단장인 김정진(54)씨로부터 가야금·장구 등 전통악기를 맛보기로 배워볼 수도 있다. 방 하나는 국악을 위한 공연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예술단이나 국악을 연주하는 이들이 이곳에서 가끔 연주를 한다. 그래서 운이 좋으면 한옥에서 연주되는 ‘라이브’ 국악을 듣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방은 4개 중 3개에서 묵을 수 있으며 1박에 5만원이고 가정식 백반을 아침 식사로 제공한다. 02-744-1927.

서울 종로구 사간동 9번지

마루와 방을 카페처럼 꾸며 놓아

사랑방 안 전통 가구와 접시 등 소품들도 손님을 즐겁게 한다.

132㎡(40평) 크기에 여성 3명이 살고 있는 한옥인데, 마루와 방이 카페처럼 꾸며졌다. 전통 가구와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잘 어우러져 있다. 실제로 카페처럼 한 끼 식사와 음료·주류를 판다. 식사와 음료는 2000~5000원으로 저렴하다. 스테이크·삼겹살마늘볶음 등 안주류는 1만원대다. 방 5개짜리 한옥인데 그중 2개의 방에서 묵을 수 있다. 1박에 5만5000원씩이다. 간단한 가정식 백반을 아침 식사로 준다.

집주인 나정원(30)씨는 잡지사 기자를 하다 ‘한옥 카페’를 꿈꾸며 이곳으로 들어왔다. 이 한옥은 가정집 겸 여관 겸 카페인 셈이다. 하지만 카페이기 전에 가정집이기 때문에 차나 술을 즐기러 찾아오고 싶다면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 한복 입기와 전통 음식 만들기를 체험해 볼 수도 있다. 방에 무선 와이파이가 설치돼 있어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젊은이들이 꾸민 이색적인 ‘한옥 카페’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한다. www.cyworld.com/sagan9. 02-735-4090.

서울 종로구 가회동 11-46번지

널찍한 대청마루 고급스러운 느낌

다른 한옥에 비해 화려한 창호문과 널찍한 대청마루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116㎡(35평)짜리 한옥인데, 벽마다 창호문에 아름다운 문양이 수놓인 나무살이 인상적이다. 창호문 앞으로 시원하게 대청마루가 펼쳐져 있어 특히 여름철 한옥 체험을 즐기기에 좋다. 이곳은 한국 문화에 관심 많은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다. 오랫동안 붓글씨를 해 온 이 집 주인에게서 서예와 동양화 그리기 등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다. 방 4개 중 묵을 수 있는 방은 2개, 1박에 5만원이고 가정식 백반이 아침 식사로 나온다. 02-74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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