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쨍쨍한 날 자살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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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뉴욕 로이터=연합] 햇볕이 드는 쾌청한 날에 자살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의 디미트리오스 트리코풀로스 박사는 의학전문지 '역학(疫學)'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세계 20개국의 최근 4년간 자살률을 각 달의 일조량과 연관지어 분석한 결과 "일조량이 가장 많은 달에 자살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트리코풀로스 박사는 독일·멕시코·미국 등 북반구에 위치한 나라들은 일조량이 많은 초여름에 해당하는 5월이나 6월에 자살률이 가장 높은 반면 호주·뉴질랜드 같은 남반구 국가들은 같은 계절인 11월이나 12월에 자살률이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리스는 6월이 다른 달보다 자살이 발생할 가능성이 50% 컸고, 호주는 12월의 자살률이 다른 달보다 21% 높았다.
대뇌의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체의 리듬을 조절하는 멜라토닌이 자살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그는 추정했다. 멜라토닌은 햇볕이 들면 분비가 줄어들고, 밤에는 낮보다 열배 가량 늘어나 졸음을 유발한다.
트리코풀로스 박사는 "자살은 행동적인 요인 이상으로 환경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며 "일조량이 많은 여름,특히 남이 행복한 휴일에 자살하고 싶은 충동이 많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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