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제국의 아침'팀 북한서 촬영 후 귀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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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KBS '태조 왕건'의 후속으로 3월 2일 첫 방송되는 대하 사극 '제국의 아침' 제작팀이 북한 촬영을 마치고 일주일만에 29일 저녁 서울로 돌아왔다.

제작팀은 안영동 드라마 국장을 비롯, 탤런트 김상중.최재성.전혜진씨 등 16명으로 제작에 필요한 최소 인원만 포함됐다.

그간 북한에서의 촬영 강행군으로 인해 피로한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이들은 "방북 기간 중 백두산 해돋이를 배경으로 한 타이틀 화면과 평양 을밀대 부근에서의 촬영 등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새 드라마는 고려의 기틀을 확고히 다지는 광종의 활약상을 다룬다. 다음은 배역을 맡은 김상중씨 등과의 일문일답.

-백두산 천지에서 촬영 여건은 어땠나.

"체감 온도가 영하 50도를 넘나들 정도로 살인적인 추위였다. 북한 안내원조차 1월에는 날씨가 워낙 추워 북한 사람도 백두산에 오를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우리를 '독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더구나 등산을 할 때는 촬영 장비에 식량까지 1인당 20㎏ 이상의 짐을 들어야 할 정도였다."

-중도 포기해야 할 위기 같은 것은.

"촬영팀은 원래 백두산 백두교(천지 아래 8㎞ 지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 밑까지 올라갈 예정이었으나 케이블카가 추운 날씨로 인해 작동하지 않았다. 3시간 동안 8㎞를 걸어서 올라 촬영을 끝냈다."

-천지에서 촬영 소감을 말한다면.

"날씨가 갑자기 좋아져서 쉴 틈도 없이 옷을 갈아입고 촬영에 임했다. 최재성(정종 역)씨와 함께 백두대간을 바라보며 호연지기를 키우는 장면이었다. 이외에도 타이틀 화면을 다양한 각도에서 찍었다."

-촬영 장소로서 북한을 평가해 달라.

"백두산 촬영 후 평양 을밀대 등에서 타이틀 화면을 찍는데 북한 사람들이 많이 구경을 왔다. 고려시대 분장을 완벽히 하고 나타나니 모두들 신기해하는 모습이었다. 매우 순박하고 착해보였다. 촬영한 필름은 모두 검열을 받는 등 약간의 제약이 있었지만 그리 까다롭진 않아서 오히려 친근감이 들었다."

'제국의 아침'은 총 1백회 분량으로 3월부터 1년간 방송될 예정이다. 제작팀은 북한측의 협조를 얻어 평양과 개성의 여름.가을을 계속 찍을 계획이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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