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스 칸 IMF총재 “한국 외환위기 때 IMF 실수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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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사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 한국에 대한 IMF의 처방에 일부 실수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그는 부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를 앞둔 3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한국은 12년 전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일부에선 당시 IMF의 처방이 너무 가혹했다고 하는데.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직면했던 위기는 매우 가혹한 것이었다. 당시 (IMF가) 어떤 실수도 없었다고 말하진 않겠지만, 전체적으로 한국이 겪어야 했던 고통은 IMF의 ‘처방’보다는 그 ‘질병’ 자체와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취해진 조치들은 한국인들에게는 고통스러운 것이었지만 (한국 경제가) 안정과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됐고 한국 경제를 보다 강하게 만들었다.”

-한국 경제와 출구전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출구전략은 사실 균형을 잡기 어려운 사안이다. 너무 이르면 회복을 가로막을 위험이 있고, 너무 늦으면 많은 문제점이 생겨날 수 있다. 한국은 이미 지난해의 정책들을 거둬들이는 조치에 착수했다. 경제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만큼 이런 경제회복을 뒷받침하는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하면서 금리 정상화 과정을 시작할 여지가 있다.”

-일부 유럽 국가의 채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일각에서는 세계 경제가 반짝 회복 후 다시 침체를 맞지 않을까 걱정한다.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 취약한 수준이다. 경기회복 속도는 국가마다 다르다. 한국과 같은 신흥국과 개도국들의 성장 전망은 밝지만 선진국 대부분은 전망이 불확실하다. 유럽의 경우 성장 없이는 채무 문제도 해결하기 어렵다. 경제성장을 추동할 개혁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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