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민속박물관 폐관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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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충남 아산의 관광명소인 온양민속박물관(관장 신탁근)이 심각한 운영난으로 25일부터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다.

2만여점의 민속품을 소장하고 있는 국대 최대 사설(私設)민속박물관이 문을 연 지 25년만에 폐관 위기를 맞게 된 것.

계몽문화재단이 1978년 권곡동 2만5천평 부지에 설립한 이 박물관은 모기업인 계몽사(출판업체)가 IMF외환위기로 부도가 나면서 재정 지원이 끊겨 5년째 운영상 어려움을 겪어왔다.게다가 연평균 60만명을 넘던 입장객도 전반적인 아산지역 관광산업 침체와 함께 점점 줄어들어 지난해 경우 40만명선에 그쳤다.

감소하는 입장료 수입과 생활문화관 ·식당 임대수입으로 인건비 및 기본 관리비를 충당하려 했으나 연간 1억원에 가까운 적자가 수년간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전시실의 냉난방 시설도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소장 민속품의 보수·유지는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었다.강원도에서 옮겨온 1백26년된 너와집은 문짝이 떨어져 나가고 지붕에서 풀이 돋는 등 흉가로 변했고 야외 전시실 잔디는 수개월째 관리를 못해 잡초가 무성한 상태다.

지난해 8월에는 경기도의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이전을 조건으로 지원을 제의하기도 했었다.

辛관장은 “최근 36명에서 21명으로 줄어든 직원도 급여를 줄 여력이 없어 출근시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휴관이 계속될 경우 소장품의 보존·관리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박물관의 적자 운영이 알려지면서 충남도와 아산시는 올해 각각 1억원씩 총 2억원의 지원예산를 편성했으나 시설 보수비로 용도가 제한되어 박물관 운영에는 실질적 도움을 못줄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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