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바꿉시다] 외국인이 꼽은 3가지 불편사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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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서울시가 최근 지하철을 타본 서울 거주 외국인 4백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긴 환승 거리▶전동차 내 잡상인 판매 행위 및 구걸▶공기 오염과 소음.진동이 3대 불편사항으로 꼽혔다.

지하철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외국인 가운데 27%는 "환승 거리가 너무 길다"고 응답했으며,이어 전동차 내 소란(18%), 탁한 공기(16%)를 지적했다.

지하철 건설 당시부터 이동 통로를 가파른 계단과 긴 동선(動線)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환승 불편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서울시는 6호선 신당,7호선 이수 등 5개 역에 있는 '무빙 로드'를 다른 역에도 설치키로 했으나 월드컵 때까지는 완공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잡상인과 걸인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해 서울지하철공사(1~4호선)에 접수된 2천7백34건의 불편 신고 가운데 이들에 대한 단속 요구가 1천1백29건(41%)으로 가장 많았다.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지하철공사는 18만2천2백93건을 적발해 2만2천9백69건을, 도시철도공사는 1만1천7백4건을 적발해 3천9백89건을 고발조치했다. 그러나 잡상인들은 3만~5만원의 벌금이나 과태료만 내면 풀려나기 때문에 근절하기가 쉽지 않다.

도시철도공사 박용구(朴龍九.49)영업지도과장은 "잡상인들은 핸드폰으로 서로 단속 정보를 주고받아 적발에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또 숨이 턱턱 막히는 탁한 공기와 고막을 찢을 듯한 전동차의 굉음이 기분을 상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시는 월드컵 기간 중 1호선 종각, 2호선 시청 등 24개 역을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물청소를 하고 먼지 흡입 청소차를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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